지난 3일 열린 ‘당진항 지정 관련 워크숍’은 통합명칭 수용과 서부두 지번 관련 소송에 대한 당진군의 최종입장을 정리하기 위한 자리였던 만큼 시작 전부터 많은 주민들의 관심을 끌었다.

벌써 5년째 진행된 당진항 지정운동이 과연 결실을 볼 수 있는가를 판가름할 수도 있는 자리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많은 이들의 기대와는 달리 워크숍은 시작부터 합리적인 의사소통과 토론의 과정을 통한 합의와는 거리가 멀었다.

각계 주민의견 수렴을 통한 당진군의 최종입장 정리가 목적이라는 워크숍의 당초 취지와는 달리 김낙성 군수는 첫 인사말부터 “사건이 발생한지 180일 이내, 인지한지 60일 이내에 소송을 제기해야 하기 때문에 취하할 경우 다시 제기하기 어렵다”며 “해수부 실무자들이 예산을 약속했다고 하지만 기획예산처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만큼 보장이 없다”고 밝혔다.

의견수렴을 위한 워크숍에서 당진군이 시작부터 입장을 밝히고 나선 것이다.

뿐만 아니라 회의과정에서 김 군수는 당진군의 입장과 반대되는 의견이 제기될 경우 적극적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김 군수의 이 같은 반박에 권갑순 부군수와 신계호 자치행정과장도 거들고 나섰다.

당연히 워크숍의 당초 취지가 퇴색할 수밖에 없다.

최종입장 정리를 위한 의견수렴 차원이라며 각계 단체 대표들을 초청해 놓고 ‘듣기’보다는 ‘말하기’에 집중하는 행위는 참석자들에 대한 크나큰 무례이며 일종의 기만이다.

당진군의 입장이 이미 확고한 상태에서는 그 어떤 의견의 제시도 ‘참조사항’에 지나지 않는다.

이 상황에서 과연 어느 누가 의견을 제시할 마음이 들겠으며 제대로 토론인들 이뤄질 수 있겠는가.

이날의 워크숍이 당진군의 최종입장 정리를 위한 의견수렴이 목적이었다면 처음부터 끝까지 참석자들의 의견을 경청했어야 한다.

굳이 나서야 한다면 경과 보고나 사실확인 차원으로 국한해야 한다.

이미 내부적으로 결정이 끝난 상태에서 의견수렴 절차라며 관련 주민들을 초청한 후 개최하는 기존의 각종 위원회가 요식행위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은 이제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이다.

귀중한 시간을 내어 참석한 각 단체 대표들을 결국 헛걸음시킨 당진군은 주민들의 행정불신이 과연 무엇 때문에 비롯되는지 다시 한번 곰곰이 생각해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