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친 다리를 치료해 준 흥부에게 박씨를 물어다 줘 은혜를 갚았다는 흥부전의 고사가 아니더라도 제비만큼 우리 민족과 애환을 함께 했던 철새가 또 어디 있을까?

초가집 처마 밑에 둥지를 짓고 '지지배배' 우는 새끼들에게 모이도 주며 아기자기 살아가는 제비 가족은 단지 야생동물이 아니라 우리의 어린 시절을 함께 했던 마음 속의 한 가족이었다.

십여 년 전까지만 해도 논과 밭 사이 작은 실개천 위를 스치듯 날아다니며 비행실력을 뽐냈던 제비의 멋진 모습은 대량의 농약살포와 이로 인한 환경오염, 생태계의 변화로 인해 이제는 찾아보기 힘든 옛 추억이 되어 버리고 말았다.

도비도 대호회관 식당의 화장실 한 켠에 둥지를 튼 제비 가족이 우리의 잃어버린 옛날을 떠올리게 한다.

사진제공 : 안효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