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ㅡ신촌초등학교 가을운동회ㅡ
학교를 에운 커다란 아름드리에 만국기가 팽팽히 걸렸다.
햇곡식이 온전히 여물도록 갈무리해주는 온화한 햇발이 운동장에 가득했던 지난 16일, 합덕읍 신촌초등학교(교장 김승호)에 가을운동회가 열렸다.
행진곡에 맞춰 전교생 54명과 유치원 10명, 어린이 선수들이 입장했다. 청백팀으로 나뉘어 얼굴이 벌게지도록 응원가를 부르는 아이들, 종이 판지로 징검다리를 놓아 결승점까지 시합도 하고 부모님과 아이의 두 다리를 막대에 묶어 뛰다가 불시에 균형을 잃고 넘어지는 ‘몸 따로 마음 따로’, 푸른 두건을 쓴 유치원생들의 귀여운 율동도 한층 웃음으로 뜨겁게 데웠다.
운동회 하면 오래 전부터 마을축제여서 부모님들 뿐 아니라 할머니 할어버지들까지 신명이 난다. 지금은 겨우 64명의 아이들이 다니고 있지만 과거로 거슬러 오르면 1937년에 개교한 역사 깊은 학교. 이곳에서 어머니 아버지도 공부를 마친 분이 많다. 올여름 잦은 비로 수확이 늦어진 틈을 빌어 아이들이 한껏 연습해 온 게임들을 대견하게 바라보는 학부모들은 관중석에 있다가도 경기가 시작되면 운동장에서 아이들 손을 잡고 열심히 뛰었다.
김승호 교장은 규모가 작아 조용하니 가족 같다며 이러한 환경이 아름다운 정서를 갖게 하는지 미술실기대회와 육상경기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아이들 자랑을 하며 흐뭇해 했다.
3학년인 종손의 경기를 보러 나들이 온 박기화 할머니(86세, 상리). 박 할머니는 ‘세월을 낚고’라는 경기에 참여해 큼직한 상품을 낚기도 했다.
시골마을 학교의 작은 운동회.
아이들 건강한 가슴이 교정의 오래된 느티나무를 딛고 구름 한 점 없이 청명한 하늘 높이까지 다다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