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20일 우강면 세류리 우강주유소 옆에 ‘콩천지’라는 콩·두부요리 전문점이 문을 열었다. 이 음식점에서는 하루 두 번, 예전에 집에서 만들던 방식 그대로 두부를 만든다. 두부전골, 순두부찌게, 두부보쌈 등 말만 들어도 군침이 꿀꺽 넘어가는 다양한 메뉴가 준비돼 있다. ‘콩천지’는 100% 우리 콩과 우리 밀로 만든 건강한 음식‘천지’다.

20년이란 긴 세월을 농민회에 몸담고 있었기에 우리 농민들의 어려움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허충회 사장은, 자신이 농민의 한사람으로서 조금이라도 더 우리 농산물을 소비할 수 있었으면 하는 생각에서 이 음식점을 내게 되었다고 한다.

허 사장은 천주교 공소 지도자학교에서 성서교육과 함께 농민회 교육을 받고 27살의 나이로 카톨릭농민회에 가입했다. 전국농민회총연맹이 생기면서 카톨릭농민회는 생명운동, 이른바 유기농법 운동을 시작했다.

우리 농산물 살리기 운동의 일환으로 시작된 유기농법 운동은 모든 농산물 재배에 있어 화학비료나 농약을 쓰지 않고 재배하는 것이다. 허 사장은 이러한 운동의 연장선상에서 ‘콩천지’를 개업하게 됐다.

당진에서 참여연대 회장, 농민회 회장 그리고 전농도연맹 부의장 등을 지내며 20여 년동안 농민들의 목소리를 대변해 온 그는, 농민들의 어려움은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별반 나아지지 않았다며 “우리나라 농업정책이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는 이상 농민들의 고통은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고 걱정한다.

오랫동안 농민운동을 하다보니 자연히 가정에 충실하지 못했다는 허 사장은 가족들이 고생하는 모습을 보면 여간 미안한 게 아니라고 한다. 이번에 음식점을 차리게 된 것도 지금 짓고 있는 농사 규모로는 생계를 유지하기 어려워 생각하게 된 궁여지책이었다. 그리고 기왕 음식점을 할 바엔 우리 농산물을 이용한 음식을 만들기로 한 것이다.

오랫동안 가꾸고 키워 온 농민들에 대한 애정은 음식점을 차리는 데에도 예외가 아니었다. 이 곳에서 사용하는 콩은 집에서 직접 재배한 것과 물량이 모자라면 합덕시장에 나가 믿을만한 상인에게 국산콩만을 사들인다. 콩 뿐만 아니라 콩천지의 모든 음식과 반찬들은 순수하게 우리나라에서 재배한 농산물로만 이뤄져 있다.

국산콩과 수입콩은 가격차이가 많이 난다. 수입콩이 1kg에 1천원인데 반해 국산콩은 3천원으로 세배의 차이가 있다. 콩 뿐만 아니라 밀과 다른 농산물도 가격차가 나기는 마찬가지다. 우리 농산물만 쓰다보니 원가가 많이 들어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렇다고 해서 ‘콩천지’에서 음식값을 비싸게 받는 것은 아니다. 허 사장은 재료가 좋다고 가격이 비싸면 소비자들이 부담을 느끼기 때문에 마진을 최대한 줄이고 다른 곳과 가격을 맞췄다.

콩은 국내 자급률이 3%, 밀은 1% 정도 밖에 안된다고 한다. 식용유, 된장, 고추장 등 많은 식료품들의 원료는 거의 다 외국에 의존하고 있는 것이다. 즉, 대부분의 사람들이 수입콩을 먹고 있다는 이야기다.

우리 콩은 4계절이 뚜럿한 기후조건에서 자라기 때문에 우리 몸에 좋은 각종 성분들을 다량 함유하고 있다고 한다. 이에 반해 수입콩은 수입 과정이 긴 것은 1년에서 몇 년정도 걸리는 것도 있기 대문에 방부제를 피할 수 없다. 이 방부제에는 맹독성 농약이 27가지가 포함되어 있다는 통계가 나와있다고 한다. “더구나 수입콩 중에는 유전자 조작콩이 있는데 이 콩을 먹을 경우 인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어떤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지 아무도 모릅니다.” 허 사장은 자신의 건강을 위해 또 고생하는 우리 농민들을 위해 국산 농산물을 이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음식점 경험이 없는 허 사장은 아내와 동네사람 두 명의 도움을 받아 콩천지를 운영해오고 있다. 음식의 홍보나 판매전략을 묻는 말에 허사장은 힘주어 말한다.

“수입 농산물은 절대로 쓰지 않겠습니다. 원가가 아무리 높더라도 우리 농산물만을 사용하겠다는 소비자와의 약속을 꼭 지킬 것입니다. 이 약속을 지켜 손님들에게 신뢰를 쌓는 것이 제가 생각하는 최고의 홍보전략입니다.”

음식점을 하면서도 농사일을 그만둘 수 없어 오전에는 농사일을 하고 오후에는 음식점에서 일한다는 그는 털털한 차림에, 우리 농산물과 우리 농민들에 대한 사랑을 뚝심있게 밀고나가는 천상 농사꾼이다. 오늘 저녁은 가족들과 함께 우리 농산물로 만든 구수한 두부요리로 입맛을 돋궈보는 것은 어떨까.

* 위치 : 우강면 세류리 우강주유소 옆

* 연락처 : 362-1365

이필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