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산량 8.8% 감산 발표, 한목소리로 비판
일조량 부족에 이른 물떼기로 피해 겹쳐
누렇게 익은 벼들이 고개를 숙인 황금들판이 하나 둘 바닥을 드러내고 있는 요즘 군내 들판 곳곳에서는 한 해 동안 땀흘려 가꾼 벼를 수확하는 손길이 한창이다.
유달리 잦은 비와 극심했던 병충해로 어느 해보다 농사짓기에 어려움이 많았던 한 해였던 만큼 공들여 기른 곡식을 거둬들이는 농민들의 감회는 남다르다.
하지만 들판에서 만나는 농민들은 결실을 거두는 기쁨도 잠시 뿐 갈수록 어려워지는 농촌현실에 대한 걱정이 앞선다. 또한 농촌현실을 전혀 반영하지 않는 정부의 농정에 원망의 목소리가 드높다.
농림부는 지난 2일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에서 전국 4천5백개 표본필지를 대상으로 올 해 쌀 예상생산량을 조사한 결과 3천121만석으로 지난해 3천422만석보다 8.8%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발표했다.
극심했던 병충해와 잦은 비로 수확량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던 농민들은 정부의 예상생산량 발표에 대해 이구동성으로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이다.
고대면 용두리 들판에서 벼베기를 하던 최철수(69)씨. 3천평의 논농사를 짓고 있다는 최씨는 “비가 많이 오고 햇빛을 못 봐 수확이 예년보다 20~30%는 떨어지는 것 같다”며 8.8% 감산 발표에 대해 “말도 안된다”고 일축했다.
송산면 당산리에 사는 이웅주(47)씨는 “평년보다 20% 이상 줄었고 특히 일미 품종의 피해가 심하다”며 “정부가 하는 말 믿을게 있냐”고 강한 불신을 드러냈다.
올 해 수확량 감소는 잦은 비로 인한 일조량 부족과 병충해에다 이른 물떼기로 인한 피해가 겹쳐 발생한 것으로 거론되고 있다.
전업농당진군연합회 김종식 회장은 “지난해에 논 말리는데 어려움이 있었고 올해 비가 자주 와서 물떼기를 서둘렀는데 그 뒤로 계속 가물었다”며 “이른 물떼기로 막바지에 피해가 겹쳐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신평면 매산리 이흥갑 이장도 “30% 가까이 수확이 줄었다. 태풍 피해가 없는 당진이 이 정도인데 다른 곳은 오죽하겠냐”며 “일조량 부족에다 물떼기를 너무 서둘렀던 것 같다”고 말했다.
수확철을 맞아 흥겨운 콧노래가 울려퍼져야 할 들판에는 수매가 동결과 수확량 감소로 이중고를 겪고 있는 농촌 현실을 걱정하는 목소리들만 가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