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종 진

국민연금관리공단

홍성지사장

최근 국민연금제도 개선안에 대한 논란의 요지는 단연 “고부담ㆍ저급여”로의 제도 개편을 바라보는 시각 차이, 가치관의 차이인 듯 하다.

연금을 바라보는 시각의 차이

국민연금이 시작된 1988년도 보험료율(연평균 소득대비 보험료)은 3%였다. 초기에는 낮은 보험료율을 적용하지만 차차 올리기로 정한 것이 2003년 현재 9%선에 이르렀다.

이런한 배경에는 제도 도입 당시 국민의 저항을 의식한 나머지 수용성 제고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즉 대한민국 경제발전의 주역이고 부모봉양과 자신의 노후까지 걱정해야 하는 40~50대 국민들을 공적연금제도권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보험료는 낮게, 연금지급은 높게 틀이 설계되었기에 기금고갈의 문제는 시작부터 어느 정도 노출된 셈이다.

그런데 더욱 심각한 문제는 세계에서도 유례없는 대한민국의 고령화 속도이다. 외국의 경우, 많게는 100년에서 적게는 30~40년이 걸린 사회의 고령화(전체인구 대비 65세이상 인구비율이 7%인 경우) 속도가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19년만에 도달하게 된 것이다.

출산율은 낮아지고 평균수명이 연장돼 ‘내는 사람’에 비해 ‘받는 사람’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보험료 부담률 9%로 현행의 소득대체율(퇴직전 평균소득에 대한 지급율) 60%의 급여수준을 유지한다면 기금의 고갈은 물론이고 더 이상 제도를 지탱할 수 없게 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이러한 현실은 간과한 채 정부가 주식투자를 잘못해서 국민연금이 부도가 난다하여 연금무용론의 빌미를 제공하고, 가입해봤자 원금도 못 받는다는 등의 일부 언론 및 사회단체의 오해는 재정 안정화의 방어논리로 이용하는 것을 떠나 실로 유감스런 일이다.

국민연금이 어떤 민간 생명보험 상품보다 우수하다는 것은 전문가들 모두가 인정하는 사실이다.

국민연금 기금은 2003년 9월 현재 105조 3천억원이 적립되어있고, 이중에서 35조 3천억원은 기금을 잘 운용해서 벌어들인 수익금이다. 시장경제의 흐름상 때로 주식투자를 해서 손해를 보는 경우도 생기지만 분명한 것은 국민연금 기금은 금융전문가에 의해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운용되어 흑자를 내고 있다.

가치의 우선순위를 매긴다면

문제는 제도 존속의 틀에서 당장 본인의 급여가 삭감되는 것을 환영할 가입자는 아무도 없다는 것이다. 일면 화가 나는 것도 당연하다. 그러나 오늘의 우리 연금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후손들의 연금까지도 생각해야 한다.

우리가 지금처럼 ‘덜 내고 더 받는’ 국민연금 수급방식을 고수한다면 자신들의 몫보다 훨씬 더 많이 챙겨간 선대를 원망하며 살지도 모를 일이다.

재정계산제도는 연금 재정의 안정성 확보를 위해 5년마다 재정상태를 중ㆍ장기적으로 계측, 점검하고 개선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올해 처음 실시하는 제도이다.

앞으로 60~70년 후의 일을 내다보고, 기금이 고갈되기 30~40년 전에 개선을 모색하는 국가는 우리 나라가 처음이고 그 때문에 국민연금 재정문제에 직면하여 골머리를 앓고 있는 세계 각국은 이 제도의 성공 여부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아무쪼록 이번에 처음 실시하는 재정계산을 비롯하여 국민연금이 지속적으로 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지역민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