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희 대

당진읍 읍내리

구름 가득 낀 오후 한나절 조망루에 홀로 앉아 먼 산 아래 바라보며 저승사자 따라간 막역지우에게 애도로써 명복을 빌며 회상에 잠겨본다.

천륜으로 인간의 모습을 지구에 내려놓고 살아온지 반세기. 짧은 삶 속에서 처자손 뒤로 하고 갈 길 먼 은하수를 떠나 구만리 장천에서 이승의 번뇌를 싯고 홀연히 떠난 영혼을 추모하며 평안히 잠드시옵소서...

인간은 잠시 머무는 것, 희비애락 속에 늙고 병들어 죽음에 이르러 황천길 외나무다리 건너 요단강에서 연기와 같이 사라져 윤회법칙에 따라 어떤 모습으로 환생할지 모르는 저승의 세계를 희미하게 감지해 본다. 길흉화복 개천소명(吉凶禍福 皆天所命) 행복과 재앙은 다 하늘이 명하는 것인데 인간이 감히 거역할 수 있겠는가 말이오. 병들어 약한 몸 초상지풍필언(草尙之風必偃)이라 풀에 바람이 더하면 반드시 쓰러진다 하였거늘 건강을 과시말고 조용히 살아감이오, 후손들 제사일 잊지 않고 산해진미 가득 올리는 날 찾아와 흠향하시고 가족들 두루 살펴 만대에 형통할 수 있도록 계시하여 주시기를 바라옵니다. 그대 서거하던 날 하늘이 동하고 이웃친구들 탄식으로 잠시 기도하였다오. 우리 모두는 염라국에서 대왕의 명에 따라 무릉도원으로 인계되어 상위작품(爵品)에 등용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 바이오, 인간은 물질적 가치에 매달리는 삶 보다는 신체와 정신의 건강한 삶을 행복의 척도로 삼고 있는 것입니다. 어느 삶이든 죽음으로 귀결되지만 우리 모두는 짧은 죽음에 한없는 아쉬움과 그 가족에 대한 오열의 통한이 우리 가슴을 짖누르고 말았습니다.

천상의 기운이 산과 물로 나뉘어 그대는 길지에 생기를 만나 후손에게 동기감응(同氣感應)으로 자손이 복되게 함을 바라는 장풍득수한 자리에 삼합오행의 비결로 홍황자윤한 토색 내에 계심을 아시고 이승을 잊고 무궁한 세월 평안하시길 기원드리나이다. 이승 떠나던 날, 천지가 슬피 울었고 만가 속에 영결종천이라 저승사자 함께 울며 북망산천 어디메인고 몰라도 그곳은 가야한다고 재촉하는데 남겨놓은 잔골들은 가슴 메이고 안수 앞 가려 통곡으로 이어지고 있구나. 입관의 삽질이 그렇게도 무거운 줄은 아무도 몰랐으리라. 하산길에 접어들어 삶과 죽음의 가치를 무엇에 비유하랴.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제여재 제신여신재(祭如在 祭神如神在)라 조상에게 제사지내되 조상과 신이 있는 것 같이 할지니라 하였으니 생의 연속을 기다리기 위해 오늘은 일찍 안거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