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영주권을 얻어 사는 친구가 20여년만에 고국에 돌아왔기에 만났다. 그 친구가 합덕대건노인대학에 대해서 이것저것 묻던 중 운영금은 어떻게 조달하느냐고 한다. 그래서 내가 대답했다. 후원회가 조직되어 후원금을 받아 운영한다고 하였더니 “나도 기부한다”면서 미화 20달러를 내놓는다. 우리나라 돈으로 환산하면 2만4천원이다. 나는 내심 미국에서 중소기업이지만 크게 성공하였고 또 오래간만에 고국나들이라 큰 기부금이 나올 것으로 생각했다.

미국에서는 기부행위가 생활화되어서 많은 곳에 기부금을 내고 있는데 자기 기준으로 보통 10달러를 넘지 않는다고 한다. 그래도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여 큰 돈이 된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공동모금회에서 연말연시에 대대적인 사업으로 모금운동을 하고 있다. 그러나 금년에는 작년의 절반에도 못미친다고 한다. 개인적으로는 기부금이 큰 액수도 많다. 대학에 1천억원 기부(부산), 또 몇십억도 있고 전 재산 몇 억되는 것을 학교 등에 기부하는 사례는 신문지면을 장식하며 그 장식품을 보는 기쁨도 누릴 수 있어 좋은 현상이다.

전라도 광주의 미화원 2명이 그동안 거리에서 조금씩 주워 모은 돈을 수재민들에게 성금으로 내놓았다는 기사를 읽었다. 그것도 5년간을 모은 동전이라고 했다. 우유를 먹는 사람보다 우유를 배달하는 사람이 더 건강한 법이다.

12월8일 서울지하철 시청역에 설치된 구세군 자선냄비에 신원을 밝히지 않은 허름한 옷차림의 50대 남자가 수표와 현금 등 3천9백만여만원을 넣고 자취를 남기지 않고 사라졌다. 이 기부한 거액은 1928년 우리나라에 자선냄비가 등장한 이래 한 사람이 기부한 최고금액이라고 구세군본영측은 밝혔다.

“그대가 풍기는 향내보다 더 향기로운 향수가 어디 있겠습니까?”

서울에서도 화려하기로 유명한 강남구 청담동 로데오거리에 있는 ‘아름다운 교회’에서 나눠주는 1,000원을 받기 위해 아침 일찍부터 노인들이 줄을 서 있다. 약 300명의 노인들이다. 매주 목요일 아침에 일어나는 풍경이다. 좀더 많은 돈을 받아가시라고 옆에 있던 청담동 성당에서도 300원씩을 나눠준다. 교인들이 낸 헌금의 일부를 현금으로 공양하며 자선을 베푸는 광경이다.

“꿀벌은 날짐승 중에서 가장 작으나 그것이 만드는 것은 만 것 중에 으뜸이라.”

꼭 1년전부터 합덕대건노인대학에서는 노인학생으로 구성된 장학회를 발족했다. 하루 백원씩 모으는 장학회 운동으로 약 60여명의 노인이 참가하고 있는데 1년 지난 지금 200여만원이 모아지고 있다. 시간이 더 가면 큰 돈이 되리라.

일반 서민대중은 정말 살기가 어려운 것 같다. 합덕대건노인대학에 작년 같으면 일년 후원금이 1천5백여만원 들어왔는데 금년에는 사백만원을 밑돌고 있다. 이 후원금은 이 고장에 사는 보통 사람들의 정성으로 내는 후원금인데 금년에는 그 1/4로 줄었던 것이다. 받는 기쁨보다 주는 기쁨이 더 하다는 것을 터득한 사람들의 기부행위가 이렇게 줄어들었다. 많은 돈을 내야 기부행위가 아니라 작은 돈이라도 정성된 마음으로 불우한 이웃들에게 꾸준하게 정기적으로 내는 기부문화를 생활화해야 할 때가 된 것이다. 우리들이 이러한 마음으로 바뀐다면 비록 살기는 어렵더라도 사회는 밝은 세상으로 변한다는 것을 분명하게 느낄 것이다.

2003년 마지막 날 당진시대 애독자들에게 신년축복을 드리면서 주어진 가난에서 헤어나도록 그들에게 한발자국씩 다가설 때 큰 희망으로 변화될 것을 얻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