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 하지 말자는 것” 각계 주민 반발
당진군과 군의회가 권갑순 부군수의 군수 권한대행 기간 동안 주민민원이 예상되고 있는 각종 현안을 밀어붙이기 식으로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공공연히 밝히고 있어 반자치적 사고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지난 24일 군민회관에서 열린 시 청사 신축 후보지 조사 공청회에서 토론자로 참석한 윤기천 의원은 시 청사 신축 후보지 선정을 군수 권한대행 체제 하에서 일찍 끝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 의원은 “당진의 균형발전을 위해 빠른 시일 내에 청사를 이전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군수 권한대행 체제 하에서 일찍 매듭지어야 한다"고 밝혔다.
윤 의원의 발언에 대해 방청석에 앉아 있었던 마을이장 등 일부 주민들은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당진읍 중앙리 양응세 이장은 “오늘 공청회를 듣고 있다보니 이미 윤곽이 나온 상태에서 우리만 들러리로 나왔다는 생각이 든다”며 “군수 권한대행은 후보지를 결정하고 타지로 떠나면 그만 아닌가”라고 따져 물었다.
양 이장은 “지역혼란 예방차원에서 군수 권한대행 기간 내에 청사 후보지 선정을 끝내야 한다는 발언은 심기를 매우 불쾌하게 한다”며 “군 청사 이전은 매우 중요한 문제로 6월 민선군수 취임 후 후보지를 선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당진읍 청룡리의 편명희 이장은 “청사 이전은 첨예하고 중요한 문제로 어느 지역으로 이전하느냐에 따라 상권 등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라며 “시간에 쫓겨 졸속으로 결정하지 않도록 충분히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방청객들의 반발이 잇따르자 윤 의원은 “오해하는 것 같다”며 “설명회 1회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주민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할 계획인 만큼 시기를 늦춰서 좋은 것이 아니라는 의미”라고 얼버무렸지만 논란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았다.
문제는 이 같은 생각이 군의회 뿐만 아니라는데 있다.
당진군에서도 민원발생이 예상되는 현안에 대해 군수 권한대행 기간동안 처리한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실제로 당진군 기획감사실의 김봉환 실장은 지난 2월16일 군의회 군 청사 이전 특별위원회에서 군수 권한대행 기간 내에 당진항 지정과 군 청사 이전 후보지 등을 결정해야 한다는 일부 군의원들의 주장에 대해 동의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날 회의에서 김 실장은 “당진항 지정 문제를 평택과의 협의를 통해 군수 권한대행 기간 내에 마무리하려고 한다”며 “군 청사 이전도 민선군수가 결정하기 어려운 만큼 보궐선거 전에 의회에 상정해 끝내려고 한다”고 밝혔다.
최근 일부 오지마을 주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는 농어촌버스 적자노선 축소 움직임도 이 같은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군수 권한대행 기간 중에 민원이 예상되는 지역현안을 밀어붙여 해결하겠다는 당진군과 군의회의 발상이야말로 지방자치의 원리에 정면으로 반하는 행정편의주의적 사고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순천향대학교 법정학부의 김학민 교수는 “민의가 걸림돌이 된다고 군수 공백기간 동안 권한대행이 밀어붙이기식으로 현안을 처리하겠다는 것은 지방자치를 하지 말자는 것”이라며 “군의 위상과 발전방향을 결정하는 중요한 일이라면 진행과정에서 절차와 민의수렴을 중요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