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 고 문(사진)
오 재 현
소망의 집 원장, 목사
21세기에 접어들면서 한국사회 커다란 문제로 대두되어지는 것 중에 하나가 치매환자의 증가이다. 최근 아들이 치매로 병원에 입원한 부모를 퇴원시켜 강변에 버려 죽게 한 사건이 있었다. 치매환자인 아내와 남편이 동반자살한 사건, 치매노모를 폭행치사하거나 창고에 가두어 숨지게 하는 일련의 사건들, 인륜을 저버린 끔찍한 사건들이 비일비재하게 들려오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그런데 그 사건들을 강건너 불구경 하듯 스쳐지나가는 흥미거리 기사로 간과해서는 안되는 문제요, 언제든지 나의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경각심을 가져야 할 때이다.
‘치매’는 예전에는 노인이 되면 나타나는 질환으로서, 노망이란 용어로 통칭되면서 적절한 진단이나 치료를 받지 못하고 방치되어온 질환이다. 오늘날 심각성에 대한 인식이 깨어 있지 못한 농어촌에서는 노화의 한 과정으로 여기며 전통적인 ‘효’사상으로 인해 가정에서 그 고통을 감당해야 하는 문제로 취급한다. 문제는 바로 여기에 있다.
치매환자의 부양부담을 더 이상 한 가정의 문제로 간주해 버려서는 안된다. 특히 농어촌에서는 유교적인 영향으로 경로사상에 입각해 치매노인의 가족들이 환자를 병원이나 요양원, 그리고 노인복지시설에 격리·입원시키는 것에 대하여 기본적으로 저항감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치매노인 자신이 익숙한 가정을 중심으로 지역사회와 연계된 서비스 체계를 만들 수 있다면 우리네 문화적인 특성을 고려할 때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
그런데 현실에서는 더구나 현 우리 당진군 실정으로는 그것이 어렵다. 재가복지서비스를 감당할 주간 및 단기보호센터는 전무한 상태이고 또한 1997년부터 전국의 보건소에 ‘치매상담신고센터’를 설치하고 ‘치매상담요원’을 배치하도록 한 대책도 유명무실한 상태이다. 이러한 현실 가운데 우리 당진군의 노인인구는 증가추세고 치매환자의 발생율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이들에 대한 보호와 의료복지 측면에서의 대책은 무엇이 있는지...
이제 더 늦기 전에 현실에 적합한 치매환자를 위한 서비스 개발에 노력을 기울어야 할 때이다. 늦다고 생각할 때가 최적기이다. 지금부터 서둘러 의료와 복지 뿐만 아니라 문화적인 측면에서도 깊은 고찰이 필요하며 이를 통하여 치매를 예방하고 퇴치하는 것을 궁극적인 목표로 삼아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