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지>라는 소설을 쓴 펄벅이 1938년 노벨 문학상을 받고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나라를 방문했었다. 여행을 마치고 한국을 떠날 때 기자들이 “한국에서 가장 인상깊은 것이 무엇이냐”라고 묻자 다음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한 농촌풍경이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땅거미가 질 무렵 어떤 농부가 빈 소달구지를 끌고 가고 있었는데 늙은 농부는 지게에 짐을 싣고서 소와 함께 나란히 걸어가고 있었습니다. 그 모습에서 저는 한국인들이 어떤 심성을 가진 사람들인지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자신의 피곤함을 생각지 않고 하루종일 힘들게 일한 소의 무거운 짐을 덜어주고 싶었던 농부의 마음, 정말 아름다운 광경이 아닐 수 없습니다.”

우리나라는 급속하게 고령사회로 들어서고 있다. 그리하여 시쳇말로 젊은 노인(65세~74세), 보통노인(75세~84세), 늙은 노인(85세 이상) 등 노인학회나 노인전문 의료인들의 분류법이 일상으로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식생활 개선, 일상생활의 서구화, 의료계의 눈부신 발전, 보건활동의 일반화 등으로 건강한 노인들이 날로 늘어나면서 노인들의 가야할 곳이 마땅치 않다는 것이 큰 문제로 대두되었다.

경로당의 실상

당진군내의 경로당 수는 250여개소이다. 행정상 마을 단위로 거의 다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경로당이라고 해봤자 마을회관 한 모퉁이에 방을 들였으며 약 7~8평의 크기이다. 이 공간이 노인들의 전용구역이고 경로당인 것이다. 시설이라고 한다면 노인들의 건강보조기구 등이 몇 점 있는 경로당이 있을 뿐이다. 이런 건강기계도 오래 쓰다보니 고장이 잦아 무용화된 기계가 더 많이 있다. 경로당의 회원수는 평균 70여명인데 지역에 따라 30명되는 부락도 있고 100명이 넘는 곳도 있다.

그러나 농촌지역의 경로당은 겨울의 농한기를 제외하고는 문을 닫아 이용자들이 전혀 없다. 곳에 따라 문을 열고 있는 경로당도 5~6명의 회원이 모이며, 노인들이 경로당에 앉아 해야 할 과제가 없으므로 대개 화투, 바둑, 장기, 술 등으로 소일을 하게 된다. 그리하여 화투, 술 등에 취미가 없는 노인들은 발길을 하지 않고 있다. 이러한 실정이 마을의 경로당인데 간판은 세로 글자로 ○○○ 경로당이라고 크고 멋진 것으로 걸려있어 자위가 될 만하다. 물론 경로당이 다 이런 것은 아니다. 송악면 중흥리 경로당은 인근 6개 마을을 합쳐 한개 경로당을 운영하고 있는 곳으로 회원도 100명이 되고 매일 모이는 노인들도 40~50명 정도이다. 1, 2층 80여평의 경로당 전용으로 2층에는 도서실을 겸한 강당(회의실)으로 되어 있고 부정기적으로 강사를 초청하여 강의도 듣는 곳이다.

앞마당에는 게이트볼 코트가 두개 나란히 있어 많은 노인들이 경기를 즐긴다. 또 군에서 나와 레크리에이션도 가르치고 건강도 체크하여 주는 등 모범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경로당이다.

노인종합복지관의 필요성

행복추구권은 국민 누구나 누려야 할 권리이자 의무이지만 특히 노인이 누려야 할 행복추구권은 위에서 말한 경로당 외에는 별스러운 곳이 없다. 그나마 다행한 것은 당진군내외 7개의 노인대학이 있어 500여명의 노인들이 혜택을 받고 있지만 노인대학 자체도 일주일에 1회 또는 한달에 2회 운영하는 관계로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노인들은 늙어서 질병으로 건강치 못하고 독거 내지 노부부만 생활하기에 고독감을 씹으며 살고 있다. 수입이 없어 경제적인 어려움, 할 일이 없으므로 빈둥대는 무력감으로 육체적, 정신적으로 꼭 필요한 것이 행복한 삶을 갖게 해드리는 것이다. 마을 경로당에 앉아 있으면 허탈감을 더욱 느낀다는 노인들, 그래서 아침 먹고 무작정 버스타고 읍 소재지로 나오는 노인들이 매년 늘어나고 있다. 이 노인들은 갈 곳이 없다. 버스 터미널 대합실에 앉아 같은 또래의 노인들과 한 두어시간 대화를 나누다가 제각각 갈 곳도 없으면서 작별을 하는 것이 오늘의 노인들이다. 노인종합복지관이 세워졌다면 이런 무력하고 갈 곳이 없는 노인들이 전부 한자리에 모이게 되고 다양한 시설과 프로그램을 즐기며 활력을 찾고 즐거움을 만끽하고 건강하고 희망을 갖게 될 것은 자명한 일이다.

당진군의 균형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남부의 거점지역인 합덕읍내에 노인종합복지관이 건립될 수 있도록 강력히 건의한다. 합덕대건노인대학에서는 노인복지관이 합덕지역으로 올 것을 바라면서 많은 인재를 양성하고 있다. 노인학 박사도 배출했으며 레크리에이션 지도자, 음악 및 합창 지휘자, 연극 안무가 등이 있다. 당진 남부지역(합덕, 우강, 순성, 면천, 신평) 6천여명의 노인들과 당진군내의 전 노인들의 바람이요, 숙원사업인 노인종합복지관은 빠른시일내에 꼭 건립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