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로 눈이 부시구나
김 용 택
봄비 지나간 밤 사이에
풀들이 이렇게나 돋아났구나
논둑길로 집에 가다
쭈그려앉는다
아직 찬바람 찬 서리 남았는데
너는 쑥 아니냐
우리 민해 갓 태어났을 때 손같이 여리구나
민해는 이제 커서 전주에 갔단다
너는 자운영 아니냐
너도 크면 꽃피우겠지
너는 토끼풀 아니냐
너도 크면 푸르러지겠지
너는 띠풀
너는 냉이
너는 잔디
아이고, 너는 시루꽃나물 아니냐
다른 풀들은 아직 싹도 안 보이는데
너는 언제 나서 자라 벌써 이렇게
작고 이쁜 꽃을 피웠느냐
정말이지, 진짜로 눈이 부시구나
그래, 겨울은 을매나 춥고
땅속에 있는 것들은 다 잘 있더냐
나는 안다 봄을 가져온
이 작은 것들아
너희들의 아름다움, 너희들의 외로움을
해 따라 나온 너희들의 그리움을
나는
나는 안단다.
1948년 전북 임실 출생 순창농림고 졸업
1982년 창작과 비평사의 ꡐ21인 신작시집ꡑ에 「섬진강1」등을
발표하면서 작품활동 시작
1985년 첫시집 「섬진강」간행
1986년 두번째 시집 「맑은 날」로 제6회 김수영문학상 수상
88년 세번째 「누이야 날이 저문다」 간행 네번째 「꽃산 가는 길」간행
1989년 다섯번째 시집 「그리운 꽃편지」간행
1994년 여섯번째 시집 「그대 거침없는 사랑」간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