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연못

김수영 시인

철새들이 밤새 연못을 끌고

어디론가 날아가버렸다

수련과 농병아리 갈대 무성한 연못이 있던 자리

새들이 한때 깃들던 볕 잘 드는 곳에

주둥이 새까만 황구와 그 새끼들과

나비를 문 듯한 집 잃은 고양이 한 마리

늙은 아버지와 얼음낚시도 하고 볕도 쬐면서

봄을 기다리고 싶다

새들이 돌아올 무렵이면

연못 어귀에 달맞이꽃도 무성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