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도는 자의 노래

김옥영

바람은 여기서 버린다.

땅의 율법과 마찬가지로 하늘의,

스스로의 법

또한

스스로를

어디로 가랴

황당하게 푸른

하늘의 저 벗은 몸

눈 둘 곳 몰라

바람은 가볍고, 가벼이

그저 갈 뿐

바람이 버리는

꿈, 고독, 사랑, 절망... 이런 말

바람이 믿지 않는

배경의,

이 영원한 배경의 길과 길들

누가 보았으랴

무참하게 간결한

몇 개의 선이

깊고 긴 사물의 잠을 자르고 지남을

김영옥 시집 「어둠에 갇힌 불빛은 뜨겁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