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사 왜곡..”

텔레비전 채널마다 연일 방송되는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 문제에 나는 질릴 대로 질려 있었다. 일본의 독도 욕심에 이은 중국의 역사 욕심이라니...

거기다 우리나라는 근본적인 대책은 세우지 못한 채 이리 휩쓸리고 저리 휩쓸리고...

정말 한심하기 짝이 없는 노릇이다. 이렇게 끊임없이 불거져 나오는 주변 국가들의 말도 안 되는 욕심에 언제까지 우리는 ‘아닙니다’만 외치고 있을 것인가. 내가 질릴 대로 질려버린 건 주변 국가의 욕심이 아닌, 우리나라 인지도 모를 일이다.

나는 얼마 전 독도사랑 글쓰기에서 운 좋게 상을 받게 되어 독도까지 견학하는 영광을 얻게 되었던 학생이다. 좀 더 솔직해 지자면, 공모전이라는 문구에 글을 보냈다가 정말 독도를 사랑하게 된 사람이다.

작년 이 맘 때쯤 나는 ‘아리랑’이라는 한권의 책을 통해 내가 한국인임을, 밟아도 밟아도 다시금 일어나는 한국인임을 자랑스럽게 여기게 되었다.

일제의 차디찬 총칼과 고문을 아랑곳 하지 않는 희생, 이미 빼앗겨 버린 나라를 위해 산으로, 들로 저들의 칠흑의 어둠속 짐승 같은 눈을 피해 태극기를 휘날렸던 그들에게 나는 깊은 감명을 받았었다.

한국 민족의 상징적인 대표적 민요 ‘아리랑’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어렸을 적 나는 외국의 밝고 경쾌한 민요들을 접하게 되면서 지루하기 짝이 없는 우리나라의 민요에 적잖은 불만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하와이에서, 간도에서, 압록강에서 몰래 숨죽여 부르는 아리랑을 듣게 되는 순간, 이것이 우리의 민요구나 싶었다.

나는 바로 이 책 ‘아리랑’을 통해 진정한 아리랑의 소리를 듣게 되었던 것이다. 더구나 오늘처럼 남북이 분단되어 있을 때에도 우리는 아리랑을 함께 부른다. 아리랑에는 특별한 것이 흐르고 있는 것이다. 그것은 마치 우리 몸 속에 흐르고 있는 한국인의 피와 같은 것이다.

천고마비의 계절 가을. 우리도 우리의 마음을 진정으로 살찌워야 한다. 작은 섬 독도가 아닌, 국사 중 일부인 고구려사가 아닌, 이제는 우리의 모든 것을 빼앗길지도 모른다.

이러한 시점에 나는 책 ‘아리랑’을 권하고 싶다. 단순히 일제치하의 역사적 사실을 알라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우리 것을 지킬 마음만 있다면, 한국인임을 자각하고 긍지를 느낄 수 있다면 그 무엇도, 그 누구도 우리에게서 아무것도 빼앗을 수 없을 것이다. 우리가 진정 잃어서는 안 되는 무언가를 아리랑을 통해 느껴보길 바라는 마음이다.

저물어가는 2004년에 이렇게 특별한 것을 얻는다면 더없이 좋은 결실이 아닐까.

아리랑

- 지은이 : 조정래

- 출판사 : 해냄

- 가  격 : 8,000원(1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