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재(不在)
김태숙
아주 가끔 도서관에 가는 일은
박물관에 가는 일이다
시간을 돌아
서늘한 침묵속으로
침묵 속에 앉은 밝은 그늘 속으로
나이 서른에 지금은 남의 학교가 된
국민학교 교실에 앉아본 일이 있었다
오로지 나아가기 위해 파몰했던 곳으로
그러나 이젠 허우적 허우적
숨돌리러 돌아가는 박물관으로
도선관에 가곤 한다
단발머리가 고개숙여 책을 보고
대출구에서 40대 한 여자가
쇼핑백에 책을 넣어 아름아름 나간다
살랑대는 브라우스
언젠가 밤버스를 타고 서울로 가다
슬며시 문을 열고 내리더니
어둠 속에 아름아름 멀어졌던
내 뒷모습이다
박물관에선 가까운 것들이 멀어지고
먼 것들이 가까워진다
모른느 것도 많아진다
20대도 보이고 더러 40대도 보이지만
정작 거기 내가 없다는 것도
알게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