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지난 3일 주민 공람에 들어간 당진군 기본계획(안)은 주민들의 높은 기대에 비해 실망스럽다는 반응이 주를 이루고 있다.
당진군의 의뢰로 금오엔지니어링이 용역을 맡은 이 보고서는 ‘선계획-후개발 원칙’에 의한 난개발 방지와 친환경적·지속가능한 토지이용 계획 수립으로 장기적 발전방향 정립 등 과거에 비해 비교적 진전된 목적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각 분야에 대한 추상적 내용 제시와 과도한 낙관적 견해 등으로 인해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주민 재공람 과정에서 공개된 당진군 기본계획(안)은 82쪽의 요약보고서로 전체 내용에 대한 구체적인 분석을 사실상 불가능하게 하고 있다.
이는 공개행정과 주민참여에 대한 당진군의 불신을 극명하게 드러낸 사례로 기록될 만하다.
지난 5월28일 공청회 당시에는 당진군 종합발전계획인 ‘다이내믹 당진비전 21’과 어떠한 차별성을 갖는지에 대해 참석자들을 설득하는데 실패하기도 했다.
총괄적인 전체 보고서가 공개되지 않아 구체적인 내용의 분석이 불가능하지만 당진군에 제출된 당진환경운동연합의 의견서를 중심으로 분석, 보도한다.
사회적 약자 위한 교통·주거·물 대책 취약
변화된 상황 반영 못하고 백지화된 계획 밝히기도
요약보고서만 공개, 홈페이지 게재하지 않아
당진환경운동연합은 의견서에서 우선 요약보고서만을 공개한데다 홈페이지에 게재하지 않은 채 군청이나 읍·면사무소를 직접 찾아 공람하게 한 당진군의 비공개 행정과 주민참여 불신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당진군이 공개한 당진군 기본계획(안)은 모두 82쪽에 불과한데다 큰 글씨로 작성되는 등 대략적인 내용만을 싣고 있다. 또한 홈페이지에 게재하지 않은 채 본청이나 읍·면사무소를 직접 방문해 공람하도록 하고 있어 주민의견의 반영을 사실상 불가능하게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당진환경운동연합은 당진군의 장기적 발전방향을 제시한 계획안이라면 당연히 군민들의 의사를 충분히 물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충분한 정보공개가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5월28일의 공청회에서도 당진군은 21쪽짜리 보고서만 제출해 5억원이라는 고가의 용역 비용에 비해 지나치게 허술하고 성의가 없다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도로공급 위주 교통정책, 대중교통에 대한 언급 없어
군 기본계획(안) 중 교통계획의 경우 과거의 교통량 증가에 따른 도로공급 방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보고서는 동서산업철도와 서해선 철도 계획 및 서해안관광산업철도 구상, 국도 38호선 확장, 국도 32호선 우회, 고속도로 연계노선 및 I·C신설, 당진~석문산단 연계도로, 송악~INI스틸 연계도로 등을 계획하고 있다.
그러나 하루 평균 3~4대씩 늘어나는 당진군의 급격한 차량증가 추세를 감안할 때, 더욱이 보고서가 제시하고 있는 대로 지역의 인구가 꾸준히 증가한다고 가정할 때 과연 이를 수용할 수 있는 도로의 건설이 가능한가라는 의문은 당연히 제기될 수밖에 없다.
아무리 예산을 확보해 도로를 신설하더라도 지금의 차량증가 추세를 따라잡을 수 없다는 것이 교통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오히려 도로의 신설이 새로운 교통수요를 불러일으켜 교통체증을 배가시킨다는 것이 정설이다.
따라서 도로의 신설 못지 않게 기존의 도로공간을 최대한 활용하고 대중교통의 이용률을 높이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당진읍을 중심으로 한 도시계획지역은 대중교통대책이 없을 경우 급증하는 차량들로 상습적인 교통체증 구간이 될 수밖에 없다.
또한 당진환경운동연합은 대중교통을 중심으로 한 교통정책은 차량을 소유하지 않은 다수의 노인이나 청소년들의 이동권을 보장한다는 측면에서도 중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차량 위주의 도로신설 계획, 보행자 소외시켜
보고서는 자동차 도로를 위한 갖가지 건설계획을 밝히면서도 보행자를 위한 시설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을 않고 있다.
차량을 사고의 중심에 두고 있는 지금의 교통정책은 보행자를 끊임없이 소외시키고 있다. 특히 장애인과 노약자, 임산부, 어린이 등 교통약자를 우선적으로 배려하는 정책이 부족하다.
당진환경운동연합은 자동차를 위한 도로 신설보다는 기존 도로에 인도를 설치하고 보행자 전용도로를 조성하는 등 민주적 교통체계의 구축이 필요하다고 밝히고 있다.
공급중심의 주택정책, 열악한 주거환경 개선대책 소홀
주거환경계획 역시 증가하는 인구에 대비한 공급중심의 주택정책이 주를 이루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보고서는 주택수요 전망을 통해 2010년 15만4000명의 인구를 수용하기 위한 1만3720동의 신규 주택건설을 계획하고 있다.
그러나 당진환경운동연합은 한편에서는 집없는 서민들이 고통을 받는가 하면 다른 한편에서는 아파트가 미분양되는 모순된 현실을 바꾸지 않고서는 공급중심의 주택정책은 한계를 지닐 수밖에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보고서는 주택공급을 위한 신규주택 건설에 집중하면서 2020년까지 주택보급율 101%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상당수 지역주민들이 열악한 주거환경에서 고통받고 있는 현실에 대해서는 사실상 눈을 감고 있다.
당진환경운동연합은 신규 주택공급에만 관심을 기울일 것이 아니라 열악한 주거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기존 노후 불량주택 등에 대한 개보수 등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농어촌지역 간이상수도에 대한 대책 부재
상수도 공급계획이 지나치게 광역상수도에만 의존하고 있는 반면 간이상수도에 대한 계획이 부재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3/4분기에 두차례에 걸쳐 실행된 당진군보건소의 간이상수도 수질검사 결과, 108지점에서 9개, 충남보건환경연구원의 검사결과는 11개 지점이 음용수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주요한 수질기준 부적합 판정 사유는 일반세균, 대장균, 질산성질소, 염소이온, 증발잔류물, 탁도 등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은 원인은 간이상수도 대부분이 여과 등 정수처리과정 없이 원수를 이용주민에게 바로 공급하고 있으며 체계적인 간이 상수도 관리교육을 이수하지 못한, 전문성이 떨어지는 마을대표들이 시설을 관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간이상수도의 대부분이 노후화된 시설이며 당진군의 예산배정순위에서 뒷전으로 밀려 시설개량이 제때에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광역상수도는 당진읍을 비롯한 일부 읍·면사무소 소재지에만 공급이 가능할 뿐 농어촌 지역에는 사실상 공급이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보고서는 ‘간이상수도 시설 추가설치 배제, 광역상수도로 전환’을 기본 방향으로 설정하고 있다.
당진환경운동연합은 보다 현실적인 방향에서 상수도 공급계획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광역상수도 공급뿐만 아니라 우리지역의 노후화된 간이상수도 교체와 시설개선에 대한 지원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간이 상수도 관리 인력에 대한 교육과 기타 필요한 예산지원도 적극적으로 실행해나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백지화된 기계공구단지 조성계획 그대로 실어
보고서는 지역특화산업 육성을 위한 유통단지 조성을 계획을 제시하고 송악물류유통단지와 국제기계공구단지를 들고 있다.
그러나 국제기계공구단지 조성의 경우 구로 기계공구상가조합이 단지 이전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밝히면서 백지화됐음에도 이 같은 내용이 아직도 보고서에 그대로 실려있어 변화된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