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권의 앨범 속에는 31년 동안 군 생활을 하면서 겪었던 나의 추억들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었다. 힘들고 고된 훈련 속에서도 즐거웠던 일과 웃지 못할 일들이 사진첩 안에는 그대로 살아 있었다.

첫번째 사진은 1978년 부중대장이었을 때다. 낮에는 자고 밤에 걷는 천리행군 중에 잡은 뱀으로 기념촬영을 한 뒤 끓여 먹었는데 뱀은 맛 좋은 영양간식이었다. 천리행군을 하면서 많은 일이 있었지만 이 사진만 보면 염소사건이 생각난다. 낮에 김기삼 중사가 40㎏짜리 염소를 잡아왔다. 그 염소를 배낭에다 꽁꽁 묶어 밤새 짊어지고 행군한 뒤 다음날 맛있게(?) 먹은 기억이 난다.

두번째 사진은 1983년 중대장 시절의 모습이다. 가운데 닭다리 들고 있는 게 나다. 이 때는 경상도 쪽으로 천리행군을 갔었는데 민가 근처의 비닐하우스에서 잠을 잤었다. 짚 위에서 잠을 자고 난 뒤 마을 주민들이 수고한다며 갖다 준 소주와 닭을 맛있게 먹었다. 저 군화는 누구건지 모르겠네...

세번째 사진은 1986년 한국방송통신대학 졸업식 때의 모습이다. 사관학교를 졸업하고 한국방송통신대학에 편입해 들어간 것이다. 중대장으로 일하면서 학교다니기가 어려웠는데 아내(송옥금)의 힘이 컸다. 오른쪽이 아내이고 아래가 큰아들(김대호, 24) 4살 때, 왼쪽이 딸(김다은, 22)이 2살 때이다. 가족 모두 같이 왔는데 다은이가 얼마나 울던지 울지 말라고 달래다가 저런 표정이 나왔다.

※김종환(52, 신평면 운정리)씨는 신평면예비군중대장으로 재직하고 있으며 송옥금씨와 1남1녀를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