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큰 뉴스거리로 등장했던 국제협약이 내·외신을 통하여 오랜 기간 화제가 되었다. 바로 지난 2월16일 발효된 교토의정서 때문이다. 교토의정서는 기후변화협약상의 비구속적인 감축 의무만으로는 지구온난화 방지가 불충분함을 인식한 당사국이 1997년 교토에서 개최한‘제3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에서 채택된 규약을 비준한 38개국이 제1차 공약기간인 2008년~2012년 기간중 온실가스 배출총량을 1990년 대비 평균 5.
2% 감축하도록 규정한 내용을 기초로 하고 있다. 현재 교토의정서에는 132개국이 비준을 하였으며, 비준한 국가의 배출총량은 61.6%를 차지한다.
이미 알려진 사실처럼 산업혁명은 석탄의 대량 이용에서 시작되었다. 20세기는 석유의 시대였다. 산업문명은 석탄, 석유, 그리고 천연가스 등 화석연료에 기반하고 있다.
그런데 교토의정서는 산업문명을 꽃피운 밑거름인 화석연료의 소비를 비판하고 억제하는 국제 약속이다. 그런 의미에서 교토의정서는 화석연료 시대의 종언을 상징한다. 결과적으로 교토의정서 발효를 계기로 화석연료를 넘어서 지속 가능한 에너지 시대를 향한 대장정이 시작된 것이다.
OECD 회원국인 한국은 세계 12위의 경제대국이고 에너지소비 세계 10위, 온실가스 배출 세계 9위이지만 교토의정서에선 개도국, 최빈국과 지위가 같다. 마찬가지로 중국이나 인도가, 소말리아나 아프카니스탄이 온실가스 감축 때문에 부담을 느끼진 않는다. 한국도 이들 국가처럼 유엔기후변화 사무국에 정기적으로 국가보고서를 내는 것 외엔 다른 ‘공식적’ 의무가 없다.
특히, 미국은 2000년 2월 자국의 경제적 부담을 이유로 비준을 거부했고 전세계적인 비난과 비준 촉구에 대한 강한 압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지금 교토의정서가 비준된다 해도 전세계 이산화탄소의 30%를 배출하고 있는 미국이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는다면 기후변화를 완화하려는 전세계적 노력은 성공적인 성과를 맺기 어려울 것이다. 결국 미국은 경제적 부담을 이유로 교토의정서 비준을 거부해 지구 온난화의 막대한 피해를 주고 있는 악의 축으로 세계시민사회에서 규탄 받고 있다.
교토의정서 발효가 스스로 ‘개도국’이라고 착각하는 한국에 주는 간접적인 압력은 상당할 것이다. 국제에너지기구 통계에 따르면 2002년 기준 한국은 에너지공급량 세계 10위이고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1.8%를 배출하여 세계 9위이다.
지금 추세라면 이변이 없는 한 2010년이 되기 전에 영국과 캐나다를 제치고 7위로 두 계단 상승할 전망이다. 1인당 연간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서유럽 국가들보다는 훨씬 많고 일본보다도 많다. 미국은 개도국이 온실가스 감축에 참여하지 않는 것을 교토의정서 서명을 철회한 이유로 내걸었고 유럽연합도 개도국 참여론을 계속 주장하고 있다.
결국, 준비 안 된 상태에서 의무부담이 압력을 통해 주어진다면 국민 경제에 엄청난 타격을 입을 수도 있을 것이다. 특히, 교토의정서는 한국의 주요 제조업체에 상당한 부담을 줄 것이다. 이제 우리지역에서도 전 지구적인 환경문제인 기후변화협약 이행준비에 착수해야한다.
그리고 일반시민들도 생활 속에서 적극적으로‘에너지 절약’운동을 실천함으로써 좀 더 자발적으로 기후변화에 대응해야한다. 2004년 세계환경의날에 맞춰 개봉된 영화 ‘투머로우’의 참상이 우리후손들에게 현실화되지 않는 작은실천은 무엇일까? 역사적인 교토의정서 발효를 계기로 우리들에게 던져진, 무겁고 진지한 고민이 그 어느때 보다도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