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 아침 8시20분경 연극반 학생들 11명이 교무실로 들어왔다. 모두들 분장을 하고 밝은 표정들이었다. 오늘은 휴무인데 웬일이냐고 물었더니 학교에서 버스로 20여분 거리에 있는 노인복지시설인 소망의집으로 봉사활동을 떠난다고 했다.

하도 기특해서 음료수 값을 주려하니 손이 부끄럽게도 잘 다녀오겠다며 그냥 길을 떠났다. 요즘 학급에 들어가면 덥다고 아이스크림을 사달라 조르는 녀석들이 많은데 이 녀석들은 참으로 기특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월요일 아침이 되어서 그들이 잘하고 왔는지 궁금해서 한 학생에게 물었다. 노인성 치매로 고생하시는 30여명의 할아버지 할머니들 앞에서 자신들이 배운 놀이마당을 공연했었는데 공연 도중에 한 여학생이 울자 다른 학생들도 울음을 터뜨렸다고 했다. “왜 그랬니?” 물었더니 노인 분들이 너무 안쓰러워 눈물을 흘렸다는 대답이었다.

또한 “저희들은 처음에 할아버지 할머니들을 위로한다고 갔지만 오히려 저희들이 더 많은 것을 배우고 돌아 왔어요”하는 말을 듣고 그들의 성숙한 모습과 순수한 마음에 큰 감동을 받았다.

우리 아이들이 비록 공부는 뒤질지 모르지만 어려운 이웃을 위해 귀한 시간을 쪼개어 그런 공연을 한 것도 대견한데 그에 그치지않고 치매로 고생하시는 분들에 대한 안쓰러운 마음을 느끼고 왔다는 것은 참으로 소중한 경험이 아닐 수 없다고 생각한다. 특히 한 학생은 며칠간 독감으로 고생을 하고 있었음에도 자신이 맡은 마당쇠 역할이 너무도 비중이 커서 아픈 것도 참고 함께 봉사활동을 떠났다는 이야기를 듣고 가슴이 뭉클해졌다.

공연이 끝나고 노인분들과 원장님으로부터 이와 같은 재미있는 연극은 처음이라면서 다음에도 꼭 와줄 것을 부탁했고 이에 약속을 했다는 말을 들었다.

자신만을 생각하는 이기적인 학생들과 이웃의 고통을 모르고 자란 요즘의 아이들에 비해 우리 학생들의 이런 고운 마음에 박수를 보내며 한울타리에서 함께 생활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나는 행복하다.

쪾송악고 교사  |  본지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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