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촛대봉에서 바라본 천왕봉
▲ 촛대봉에서 바라본 천왕봉

장대하게 솟아오른 기풍이 마치 늘을 찌를 듯한 우리민족의 영산인 지리산(智異山, 1915m)은 동으로 천왕봉과 서쪽으로 노고단이 위치하며 1500고지가 넘는 13개 봉우리가 적당한 거리와 간격을 두고 솟아 있으니 천상의 등산로라 할 수 있으며 마치 푸른 융단을 깔아 놓은 듯한 환상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천하 제일의 기산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지리산은 아름다운 명성에 걸맞게 시대를 초월하여 두류산, 방장산으로도 불렸으며 고려 말 지혜로운 산이란 뜻에서 지이산이라 부르게 된 것이 지금의 지리산이 되었다 한다.

이 산은 유순한 듯 하면서도 날카로운 암봉을 겸비한 산으로 연하선경은 마치 설악산의 바위 군을 방불케 하며 촛대봉에서 바라본 천왕봉 전체가 거대한 하나의 암봉으로 드러나니 지금까지 생각해온 것과 전혀 다른 이면성을 보여주는 산으로 어느 곳에서 산행한다 하여도 능선에 오르기까지는 약 4시간이 소요되는 곳이다.

선계에 들어서는 듯한 지리산 한신 계곡은 그동안 장기간 휴식년제로 인하여 잘 알려지지 않은 계곡으로 초입에서 한시간 가량 들어가면 수많은 폭포가 연이어져 장관을 이루니 마치 또 다른 세상을 보는 듯한 절경과 하늘을 찌를 듯한 암주가 계곡 양사면을 가로막고 그 사이로 거대한 폭포가 장대하게 쏟아지는 경관이 마치 하늘에 걸쳐있는 듯 하며 흰빛 양탄자 펼쳐 내리듯 낙하하는 대장관을 이룬다.

집단 시설지구를 지나 한여름 햇살이 마냥 따가운 백무동 입구에 서니 좌측 길은 야영장을 지나 하동 바위로 향하는 길이며 또 하나의 길은 철재 쪽문을 지나 한신계곡으로 향하는 길이다. 높은 수고 밑으로 이어지는 계곡을 따라 오르니 물소리가 청아하게 들려오고 햇빛 들지 않은 임도는 한여름을 망각한 채 시원한 냉기가 온몸을 파고든다.

고산의 정적이 감도는 한적한 임도를 따라 1시간 가량 오르니 하동바위 골에서 내려오는 한신지곡과 덕평봉 북쪽에서 발원한 바른재골, 그리고 칠성봉 부근에서 곧은재골이 이곳 가내소폭포 부근에서 만나 백무동계곡을 이룬다. 폭포좌측에는 장터목으로 오르는 비등산로가 철조망에 가려져 사람들의 접근을 금하고 있으며 그 옆으로 난 나무계단을 따라 계곡을 건너 남쪽으로 향하니 대략 10분 간격을 두고 6번의 나무다리와 철다리가 연이어진 계곡을 횡단하니 초입부터 줄곧 들려오던 물소리가 잠시 머문 듯 하더니 다시 우렁차게 들려온다.

마지막 다리를 건너 급경사를 20분 가량 오르다 다시 완만한 경사를 좌측으로 휘어 오르니 숲 속에서 약간 떨어진 곳에 오층 폭포가 백색 기염을 토하는 대장관이 펼쳐진다. 이 구간이 한신계곡 최고의 절경지라 할 수 있다. 첩첩이 쌓인 수십 길 암주가 계곡 양사면에 높이 솟아오르고 계곡 따라 10개에 달하는 폭포가 2~3분 거리를 두고 계단처럼 연이어 낙하한다. 오층폭포 상단의 원형담에서 흐르는 폭포수가 다시 백색 여울을 토하며 둥근 복숭아 탕에 떨어지는 2단 한신 폭포는 그 물빛이 너무 맑고 푸르러 바라볼수록 신기하다.

오층폭포와 한신폭포에 이르는 구간은 지리산에 위치한 계곡이라 할 수 없으리만치 하늘높이 솟아오른 암주가 터널을 이루고 청아한 물빛에 감탄이 절로 나오는 곳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짧은 거리를 두고 폭포가 연이어진 곳으로 마치 폭포의 전시장을 방불케 하는 곳이다. 정상부근 1200고지에 이르는 곳에 다시 이단 폭포가 이끼 낀 암반을 타고 흐르며 가뭄에도 물이 마르지 않는다는 무명폭포 주의에는 무슨 병이든 완치시킬 수 있다는 만병초가 청초한 빛을 발하며 거대한 바위에 온통 자생하고 있다.

마지막 폭포를 지나 험준한 급경사를 이루는 길은 1994년도만 하여도 산악인이라 자칭하는 사람들도 혀를 내두를 정도로 험준한 등산로였다. 그러나 가뿐 숨을 진정시키며 40분 가량 오르니 하늘이 탁 트인 세석평전 정상에 이른다.

한신 계곡은 다양한 폭포와 소와 담이 연이어져 최고의 절경을 이루는 계곡이라 할 수 있다. 또한 물빛이 청아하고 심오한 고산 정적과 야릇한 정감이 느껴지는 여름 최고의 아름다운 산수(山水)를 접할 수 있는 곳이다.

2005년 7월 2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