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민주노동당의 노회찬 의원은 X파일에 나오는 떡값검사들의 명단을 폭로해 정국에 일대 파문을 몰고 온 바 있다.

당시 노 의원이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국내 굴지의 대기업인 삼성이 명절 때마다 떡값을 돌리며 검찰을 체계적으로 관리해왔다는 점에서 국민들이 받은 충격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이 같은 떡값검사 파동이 충격을 주는 이유는 국내 최고의 재벌과 공권력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검찰 사이에 떡값이 오가며 거대권력간의 구시대적 유착관계가 형성됐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떡값 제공을 통한 권력간의 유착관계가 삼성과 검찰에만 국한된 것은 아닌 듯하다.

추석을 얼마 앞 둔 지난 7일 군청 브리핑실을 찾아간 기자에게 공보 담당자는 흰색 봉투를 내밀었다. 이른바 떡값이다.

지난 6월7일 민종기 군수 취임 1주년 기념 기자회견이 끝난 후에도 당시 공보 담당자는 기자에게 봉투를 내민 바 있다. 이 담당자는 결산에 기록되지 않는 것이라며 괜찮으니 받으라고 권유했다.

한 두번 겪는 일도 아니고 해서 단호하게 뿌리쳤지만 요즘에는 더욱 마음이 착잡하다.

떡값검사 파동으로 온 국민이 분노하고 있고 촌지수수 교사들에 대한 퇴출이 논의되고 있는 시기이기 때문에 그러할 것이다.

더욱이 결산에 기록되지 않는다는 말에 기가 막힐 뿐이다.

그동안 ‘당진시대’는 권언유착의 낡은 잔재를 척결하겠다는 각오로 당진군의 언론, 검찰, 경찰 등에 대한 떡값제공 관행을 여러 차례 보도한 바 있다. 이같은 보도는 대부분 군수나 부군수의 판공비 분석을 통해 얻어진 정보를 바탕으로 이뤄졌는데 이제는 이를 빠져나갈 방안을 구했는가 보다.

결산에조차 기록되지 않는 촌지라면 더욱 무차별적으로 뿌려질 수밖에 없다.

기자는 조만간 정식으로 당진군에 각계 인사들에 대한 촌지, 떡값, 격려금, 휴가비 등의 명목의 금품제공에 대해 결산자료를 요구할 생각이다.

최근 언론사 기자들에게 뿌려졌을 최소 두번의 촌지가 과연 결산자료에 기록돼 있는지 확인할 것이다. 만약 결산자료에서 확인되지 않는다면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얘기밖에 안된다.

시대의 흐름에 맞는 당진군의 의식변화를 촉구한다.

유종준 기자 jjyu@dj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