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에겐 2001년 12월 29일에

막내동서가 생겼답니다.

대만에서 한국어를 전공하던 그녀와 한국에서 중국어를 전공하고 있었던

도련님이 교환학생으로 오가게 되면서

국경없는 사랑이 꽃을 피우기에 이르렀지요.

지난 추석에 한국엘 다녀갔답니다.

동서의 한국어 듣기 실력은 70점 정도.

그것두 전라도 버전으로^^

말하기 실력은 50점쯤.

7년간 막내동서로 자리매김 했었는데

그 자리를 내어주게 생겼지요.

어머님은 막내동서 앞으로 반찬을 요리조리 옮겨놓으며

무얼 먹으면 좋을까 연신 걱정이시고

아주버님들은 막내동서가 탄 커피가 마시고 싶다시며

함께 만들어 온 커피를 막내동서가 내 놓을 때

커피 맛을 아낌없이 자랑해 주시고

노래방에 갔을 땐 막내동서의 노래가 듣고 싶다고 하셨지요

예전엔 잘 몰랐습니다.

어머님이 내 앞으로 고들배기 김치를 옮겨주시던 거며

형님들 몰래 반찬 한 봉지 더 넣어주시던 거며

김치양념 꽁꽁 얼려 박스 귀퉁이에 넣어 주시던 거 하며

스푼이 달라서 그런지

영 커피맛이 나질 않는데도

아주버님들이 유난스레 내가 탄 커피를 좋아해 주셨던 것이

그것이 다른 이름의 사랑인 것을...

명절 오후가 되면

설거지 하느라 수고한다며

지리산 노고단으로 드라이브를 시켜주곤 하셨던 큰아주버님.

친정이 멀어 괜시리 눈물나는 명절끝을

토닥토닥 얘깃거리로 시름도 잊게 만드셨던 큰 시누이.

이 노래는 막내동서에게 신청하고 싶었던

노래였는데 제목이 생각나질 않아서

아쉽게 되었던 큰아주버님의 신청곡이기도 합니다.

이 노래가 아니었다면 아마

그럭저럭 묻어갔을 이 부끄러운 상념들.

이제...

막내동서에게 내가 받은 헤아림을 고스란히 옮겨주고픕니다.

나의 어깨를 가만히 두드려 주시지 않으시렵니까

※경북 포항에서 살다가 남편 직장을 따라 지난 3월 송악면 중흥리에 둥지를 틀었다. 일상의 소소한 감동들을 수필이나 시로 옮기길 좋아한다. 열한살, 아홉살 난 남매를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