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내용은 모두 옳다구요? 천만에!

‘비판적으로 책읽기’ 알려주는 책

갖가지 책들이 쌓여 있는 걸 보고 아이들이 보이는 반응은 여러 가지입니다.

“우와! 웬 책이 이렇게 많아요? 우리 이거 다 읽어야 해요?”, “이건 내가 전에 읽은 책인데요?”, “야! 재미있겠다!”

책들을 이리저리 살펴보며 호기심 가득 눈을 반짝거리는 아이, 뭐가 그리 재미있을까 덩달아 관심을 가지는 아이, 시큰둥한 아이, 같은 책을 놓고도 어쩜 그리 다른지…….

‘책 좋아’ 하는 녀석도 ‘책 싫어’ 하는 녀석도 어쨌든 유년기에 꼭 읽으면 좋을 책을 놓치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마음에 도서관에서 열심히 책을 빌려 나른 적이 있었어요. 방과 후 교실봉사를 할 때 아이들이 좋은 책과의 만남을 가슴에 선명하게 찍고 간다면 그 이상 좋은 선물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신나게 책을 날랐지요. 그렇게 아이들과 책을 접하면서 아쉬웠던 점은 가정과 연결되는 독서환경을 만들어 주지 못한 부분입니다. 그래도 부족하나마 위안이 되는 것은 그 때 안겨줬던 책들로 하여 책을 읽는 즐거움을 알게 된 녀석들 때문입니다.

부모가 책읽기를 강요하거나 선생님이 권하는 책을 읽는 아이들은 ‘이 책은 읽어야 하나보다’ 하며 읽곤 하지요. 그 책에 대한 나름대로의 생각이나 스스로의 책읽기 습관에 대해 되돌아 볼 기회도 없이 말입니다.

‘아름다운 책’은 책에서 주어지는 생각을 비판 없이 받아들인다거나 책에 쓰여 있는 이야기라면 무조건 옳다고 생각하는 습관을 고칠 수 있는 계기가 되는 책입니다. 책에서 무언가를 배우는 것보다 책에 대해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해준답니다.

토끼형제 에르네스트와 빅토르는 어느 날 책을 한 권 발견해 집으로 가져옵니다. 책 속에는 재밌는 구슬치기를 하는 토끼, 날개가 달린 토끼, 무서운 사자와 여우를 훈련시키는 토끼, 초록색 공룡을 단숨에 처치한 힘센 토끼도 살고 있어요. 빅토르는 그런 토끼들을 보면서 자신도 이렇게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형 에르네스트는

“빅토르, 꿈을 꾸는 건 좋아. 하지만 책에 나오는 걸 그대로 다 믿으면 안돼. 나름대로 판단해야지”라고 말합니다. 책의 내용을 다시 곰곰이 생각해 보아야 한다고 말입니다.

두 형제가 책 속에 깊이 빠져있는 동안 진짜 여우의 습격을 받게 되는데 형은 책으로 통쾌하게 여우를 물리칩니다. 책이 정말 쓸모(?)있다는 걸 안 두 형제는 다시 책을 구하기로 마음먹습니다. 겉표지는 딱딱하고 속 내용은 재미있는 걸로 말이지요!

책을 읽을 때 나름대로의 비판적 관점은 아이들이 앞으로 일평생 진행될 독서에 대해 참마음을 가지고 바로 읽는 눈을 갖는 것에 큰 도움이 됩니다. 그리고 자신들의 책 읽는 습관을 정확하게 인지하고 옳은 방향으로 지향해 나가는 능력이 키워지겠지요. 그동안 아이를 무조건 책의 숲 속을 걷게 하셨다면 이제는 책의 숲을 한 걸음 벗어나서 숲이 과연 어떻게 생겼나 멀찌감치 떨어져서 바라보게 하면 좋을 것 같아요. 그 어떤 가치보다도 책 그 자체가 우리에게 주는 가득한 즐거움을 기억하면서 말입니다.

김미영  |  독서지도사

★7세에서 낮은 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