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남자가 “늦을 거야” 하길래

혹시 업무가 회식으로 이어지나 싶어 자정이 넘은 시간에 콩나물 사러 수퍼에 갔더랬습니다.

조금씩 야위어가는 열아흐래 달 아래 아카시아 내음이 숨이 막히도록 좋습니다.

유경희 언니가 그 옛날 달은 높고 온 산을 덮는 아카시아향과 그 하얀 실타래를 의지하여 나룻배가 데려다 주었다던 고향마을 “임하댐 그 아래.”

여고생이었을 언니의 풀먹인 하얗다 못해 푸른 빛이 도는 교복깃과 요즘의 염색약으로 내려면 되려 식상해지는?价?빛 단정히 땋아내렸을 머리카락을 한번 쓸어보고 싶어집니다.

내 고향도 아카시아 천지였습니다.

걸어서 재를 넘으면 그믐밤엔 아카시아향으로 길을 찾아도 만판입니다.

쇠꼴 먹이러 가서는 아카시아 파마도 많이 했는데 롯트를 감기에 따라서 요즘 유행하는 겉으로 웨이브가?藥?ご?것도 가능했죠.

?煊?가면 아버지께 혼날까봐 마음 졸이면서도 엄마처럼 파마된 머리가 마냥 신기하고 좋았습니다.

빨리 어른이 되고 싶었지만 자고 나서 물로 한번 감으면 언제나 바로 어제의 내가 되었습니다.

그랬습니다. 자고 나서 머리 감으면 어제 그대로 되어버리는......

아카시아파마처럼 어른이 되고 싶다고 주문을 외우면 하루 동안만?ご?어른이 되고 다시 돌아올 줄 알았습니다.

그 생각을 잠시 잊고 있던 어느 날 나는 어른이 되어 있었습니다.

자고 일어나... 머리를 감아도... 다시 돌아갈 수 없는...

동구밭 과수원길 아카시아꽃이 활짝 피었네...

입을 동그랗게 하고 같이 불러보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