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평화·군축 흐름 역행, 사회복지 예산 낭비”
당진군이 나라사랑공원 확장조성 사업을 추진하면서 항공기와 전차 등 퇴역 군 장비의 설치를 위한 사업비를 추경예산 사회복지 항목으로 책정하려 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되고 있다.
송악면 광명리에 조성된 나라사랑공원은 조성 직후인 지난해부터 규모 확장과 관련해 논란의 대상이 되고있다. 얼마 전에는 사회복지비 항목에서 6억1800만원을 들여 현 공원 인근의 토지 1234평을 매입한 후 관리사, 화장실, 주차장 등 편의시설을 설치하려던 계획이 해당 토지가격의 상승으로 백지화되기도 했다.
이 같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당진군은 현 나라사랑공원 대지에 화장실와 급수대 등 편의시설과 항공기, 전차 등 전쟁기념물을 새로 설치하기로 하고 이에 필요한 사업비 각각 2억원, 1억2천만원을 추경예산에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당진군 사회복지과의 담당자는 “보훈가족의 자긍심 고취와 군민 쉼터, 청소년 산 교육장 제공을 목적으로 나라사랑공원 확장조성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제1차 추경예산에 관련 사업비를 확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쟁기념물 설치와 관련해 당진군은 올해 2월23일 공군참모총장에게 항공기 대여를 신청한데 이어 3월7일에는 육군에 전차와 대공화기 대여를 신청했다. 이에 따라 지난 5월18일, F-86 전투기 1대와 나이키 미사일 2발의 대여가 확정됐다. 당진군은 대여가 확정된 항공기와 미사일 외에도 M-47 전차와 8인치 자주포의 대여도 추진하고 있다. F-86전투기는 일명 ‘쌕쌕이’로 불리며 한국전쟁 때 활약했던 제트전투기로 지금은 퇴역했고 나이키 미사일은 대공 방어용으로 1950년대 미국이 개발해 1965년 한국군이 도입한 초창기의 유도미사일로 수 차례 폭발사고를 일으키는 등 노후화돼 현재 폐기처분 절차를 밟고 있다.
M-47 전차는 미국이 1952년 개발, 한국군에 1959년부터 도입됐으나 노후화돼 현재 퇴역단계에 있다. 8인치 자주포 역시 1971년부터 도입, 운용됐으나 현재는 K-55 자주포나 신형 K-9 자주포로 바뀌고 있다.
당진군은 편의시설과 전쟁기념 전시물 관련 사업비가 본예산에 확보돼 있지 않음에 따라 제1차 추경예산에 관련 예산 2억2천만원을 확보할 예정이다.
7월말로 예정된 군의회의 추경예산 심의를 통과한 후 8월에 대여계약 및 기초공사, 9월에 항공기·나이키 미사일을 설치하고, 10월에 전차와 8인치 자주포를 설치할 계획이다.
그러나 시민단체에서는 평화와 군축이라는 시대적 흐름과 맞지 않고 예산운용의 적절성 측면에서도 합당하지 않다며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김봉운 당진참여연대 사무국장은 “갈등과 대립의 시대를 넘어 화해와 평화의 시대로 나아가는 이때, 냉전적 분위기의 전쟁무기 전시는 시대의 흐름을 거스르는 것”이라며 “더욱이 사회복지 예산을 무기 전시에 사용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현역에서 퇴역한 구형 군 장비가 설치될 경우 공원에 어울리는 전시물이 되기보다는 흉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나라사랑공원 확장조성 사업은 지난해 10월25일 열린 주민참여토론회에서 패널들에 의해 과다편성 예산으로 지적됐었으며 실제로 예산부서의 검토과정에서 관련 예산 중 5억5440만원이 삭감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