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다수 주민, 운영·홍보 미흡으로 제도 몰라
재원마련 안된 채 복지업무 지방이양, 사업비도 부족
당진읍 채운리의 정모씨(50)는 얼마전 실직상태에서 생활비가 바닥나 생계를 유지하기 어려웠다. 정씨는 곤란을 겪던 중 지난달 지인의 소개로 긴급지원제도를 이용하기 위해 읍사무소를 찾았다.
어렵게 자신의 처지를 설명한 정씨에게 읍사무소에서는 서산 고용지원센터를 소개했다. 절박한 심정에 버스를 타고 서산의 고용지원센터를 찾은 정씨. 물론 아무런 소득 없이 헛수고만 하고 돌아와야 했다.
가장의 사망이나 화재 등으로 갑자기 생계를 잇기 어려워졌을 경우 정부가 신속히 자금을 지원하는 긴급지원제도가 지난 3월24일부터 시행되고 있으나 운영 및 홍보 미흡, 국고지원의 부족 등으로 실질적인 도움이 못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일 당진군 사회복지과에 따르면 긴급지원제도 신청은 시행 이후 20일 현재 총 33건으로 집계됐다. 당진군은 이중 14건에 대해 긴급지원법에 의거해 2464만원을, 16건에 대해 충남도 공동모금회에서 2600만원을 지원했다. 긴급지원법에 의해 1인당 176만원 꼴로 지원받은 셈이다.
그러나 앞의 정씨의 예처럼 절박한 상황에도 신청방법을 모르거나 읍·면사무소의 공무원이 잘못 안내할 경우 이마저도 받을 기회를 얻지 못하게 된다.
이처럼 도움이 필요한 주민들이 제대로 신청을 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보다 홍보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전국 어디서나 지역번호 없이 보건복지콜센터(희망의 전화 129번)나 전국 시·군·구 사회복지과로 연락하면 상담과 지원 요청이 가능하지만 이를 알고 있는 주민은 많지 않다.
당진군지역사회복지위원회의 한 위원은 “지원을 받아야 할 만큼 어려움에 처한 주민들은 컴퓨터가 없거나 이용할 줄 모르고 신문을 구독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며 “플래카드 게시나 안내장 발송 등을 통해 좀더 적극적으로 홍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사회복지 사업이 2004년 7월부터 지방으로 이양되면서 사업비가 부족한 것도 한 원인이 되고 있다.
당진군 사회복지과의 담당자는 “사회복지 사업이 지방으로 이양되면서 국고보조가 끊어져 대도시를 제외한 농어촌지역은 사업비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실정”이라며 “재원마련 대책이나 사회복지 시설 등 복지인프라도 구축되지 않은 상황에서 사업이 이양됐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전국 18개 시민사회운동단체로 구성된 참여자치지역운동연대(공동집행위원장 김기식 참여연대 사무처장, 김제선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처장)는 지난해 11월28일 ‘복지재정 분권화 대안마련을 위한 원탁 토론회’에서 정부의 지방이양사업 중 절반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복지분야의 예산부족 문제가 심각하다고 우려한 바 있다.
이날 토론회에서 발제를 맡은 이태수 꽃동네현도사회복지대학교 교수는 “복지재정 책임을 지방단체에 전가하는 것은 복지에 대한 국가역할을 포기하는 것”이라며 “지방이양된 사회복지사업을 전면 재조정해 국고보조사업으로 환원하고 포괄보조금 제도 등의 근본적 개혁방안을 마련할 것”을 주장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