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내부서도 “거의 효과 없어, 중앙부처 중장기 계획에 의해 집행”

국·도비 확보를 이유로 상급기관의 공무원들에게 현금을 집행했던 관행에 대해 국가청렴위원회가 공무원 행동강령 위반이라는 결정을 내린 가운데 당진군이 올해 본예산에 국·도비 확보를 위한 별도의 예산을 책정한 것으로 나타나 논란을 빚고 있다.

2006년도 당진군 세입세출예산서에는 기획감사실의 시책추진업무추진비 항목으로 ‘정부예산 국·도비 확보 활동 추진’ 관련 예산 1500만원(25만원×60회)이 책정돼 있다. 또한 산림축산과의 시책추진업무추진비 항목으로도 ‘국·도비 확보 등 당면업무 추진’으로 100만원(20만원×5회)이 책정됐다. 이뿐이 아니다. 건설과에 ‘국·도비 확보 등 출장여비’로 384만원(4만원×8회×12월)이 책정됐고 경제항만과에도 ‘당진항 항만개발 국·도비 확보 추진’으로 540만원이 책정됐다. 예전과 다른 것은 군수 업무추진비에서 일괄적으로 집행하던 것에서 각 실과 예산으로 분산시켰으며 사용처를 명시했다는 것.

이 같은 항목의 예산책정에 대해 시민단체에서는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조상연 당진참여연대 정책위원장은 “국·도비 확보를 이유로 상급기관 공무원들에게 현금을 집행해 문제가 됐음에도 또 다시 국·도비 확보를 위한 예산을 책정했다”며 “이 같은 예산은 합리적 자원배분을 불가능하게 하고 음성적인 거래나 고질적인 접대문화를 유지하게 만든다”고 비판했다.

시민단체뿐만 아니라 군 내부에서도 비판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당진군의 한 공무원은 “국·도비 확보를 위한 예산을 집행해서 그나마 효과라도 있으면 괜찮겠지만 사실은 생색내기용으로 거의 효과가 없다”며 “국보비 확보를 위해 이만큼 노력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일종의 홍보비용”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국·도비를 확보한다고 예산을 집행하지만 대부분의 정부부처들이 중기계획이나 5개년 계획을 수립해 예산을 집행한다”며 “자치단체에서 상급기관에 수시로 올라가 로비를 한다고 국·도비가 확보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정부부처에서는 중장기 계획을 수립해 예산을 책정하며 자치단체의 요구에 대해서는 별도의 타당성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히고 있다.

건설교통부 도로정책팀의 한 관계자는 “고속도로나 국도 건설은 국토종합계획을 수립한 후 국가기간교통망계획, 중기교통시설투자계획, 도로정비기본계획, 전국 간선도로망 계획 및 국도건설 5개년 계획 수립을 통해 추진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자치단체의 요청이 들어오면 각 부처에서 별도의 타당성 조사를 통해 기획예산처에서 예비타당성 조사를 거친 다음 필요하다고 판단돼야 예산을 책정하게 된다”고 말했다.

또한 정창수 ‘함께 하는 시민행동’ 전문위원은 “자치단체장의 3대 거짓말이 있는데 ‘예산이 없다’, ‘우리 지역이 소외됐다’, ‘이번 예산을 특별히 따왔다’가 그것”이라며 “중앙정부는 자치단체의 경제규모나 재정자립도 등을 충분히 감안해서 예산을 내려보낸다”고 밝혔다. 따라서 자치단체에 특정 사업을 위한 국·도비가 책정됐다고 해도 중장기 계획에 의한 것이지 자치단체의 특별한 노력으로 책정된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당진군 기획감사실 예산팀의 관계자는 “국·도비 확보를 위한 예산은 군수 업무추진비가 아니라 각 부서에서 지원하는 경비로 활동비 성격”이라며 “지난 5월 행정자치부 훈령에 의해 현금집행이 안되는 만큼 큰 문제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