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 / 당진화력 항만하역사업 - 난항의 원인과 전망
“한전의 의지가 문제해결의 핵심”
재경원·감사원 “투자기관의 장이 판단할 일”
“군에서 좀더 적극적인 의지 가졌어야” 지적도
예상을 뛰어넘는 경제적 효과
항만하역 사업을 둘러싸고 이토록 논란이 계속되는 이유는 일반인의 예상을 뛰어넘는 막대한 경제적 효과 때문이다. 당진화력 역청탄 하역사업만 해도 2년 계약기간에 예상 하역물량 4백39만7천16톤, 부가가치세를 제외한 추정가격이 12억8천만원이다. 뿐만 아니라 당진화력 항만하역 사업에 낙찰되는 업체는 한보철강과 부곡·고대지구 등의 하역사업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게 되는 셈이다.
현재 개발계획이 확정된 부두까지 합하면 당진에는 앞으로 17개의 선좌가 가동될 전망이다. 또한 10만톤급 이하 내지 15만톤급 선좌는 중형선박 2척이 동시 접안할 수 있으므로 5만톤급 이하 선박의 선좌는 20개 선좌로 운영·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로부터 연간 입출항 선박수를 추정해 보면 약 1천2백척이라는 숫자가 나오며 2천4백만톤의 물동량이 취급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연간 추정 수입금액은 화물 적하비 1천2백억원과 기타 용역제공수입 2백40억원 등 총 1천4백40억원이다.
이에 필요한 인력은 항만사업에 종사할 인원 1천5백명과 운영·관리에 종사할 간접인원 5백명을 합해 모두 2천여명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입출항 선박에 승선하는 선원수는 1만8천명에 달하는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법규정을 둘러싸고
한전측과 줄다리기
지역에서 이러한 사실을 먼저 접하게 된 몇몇 당진출신 인사들은 하역항만회사인 ‘당진트랜스포트’를 설립하여 지난해 8월 5일 신규업체로 등록했다.
그동안은 실적과 기술력이 앞서고 항만하역사업을 거의 도맡아온 국내 굴지의 4개 업체끼리 경쟁이 이루어졌으나 지역개발로 인한 모든 이익은 항상 외지업체들만 챙기고 지역주민들은 공해피해만 입었다는 의견이 높은 만큼 지역업체가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며 계약을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한전측에서 당진트랜스포트에서 제시한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제7조와 동법시행령 제26조 제8항 제 나목과 정부투자기관 회계규정 제185조 제8항, 제15항 등 각종 조항의 ‘물품의 하역, 운송 또는 보관을 하게함에 있어 경쟁에 부치는 것이 불리하다고 인정할 경우’라는 규정을 적용하여 수의계약을 체결하는데는 무리가 있다고 답변하자 당진트랜스포트는 지방공기업법 제79조의 2 및 지방재정법 제15조에 의거, 당진군과 공동으로 출자하여 ‘당진해운주식회사’를 설립함으로써 정부투자기관 회계규정 185조 6항의 “정부 투자기관은 정부·자치단체·타투자기관·투자기관이 50/100 이상 투자한 공기업과 수의계약을 맺을 수 있다”는 규정에 의해 수의계약의 가능성을 타진했고 한전측에서도 가능하다는 답변을 했다.
당진군은 이를 위해 전담팀을 구성하여 실천계획을 수립, 지난 9월 25일 관련조례를 군의회 의결을 거쳐 제정했다.
한전측은 10월 7일 재정경제부 공문을 근거로 당진군이 공동투자한 당진해운은 정부투자기관 회계규정 185조 6항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밝혔고 당진해운에서는 정부투자기관 회계규정 185조 제8항 및 제16항을 적용하여 수의계약이 가능한지 재경부와 감사원에 질의를 했다.
이에 대한 재경부와 감사원의 회신내용은 “해당 규정을 적용하여 수의계약이 가능하지 여부는 투자기관의 장 또는 계약담당자가 판단하여 처리할 사항”이라는 답변이었다.
이 내용을 당진군은 12월 29일자 공문을 통해 “감사원 및 재경부에 공동질의한 회신내용을 종합 분석한 결과 정부투자기관 회계규정 제185조 제8항 및 제16항을 근거로 하는 수의계약 요건이 충족되어 수의계약이 가능하다고 판단”했으나 한전은 1월 9일자 공문을 통해 “정부기관에 공동질의하여 회신된 정부측 의견(재경부, 감사원)은 수의계약이 가능하다는 유권해석을 내리고 있지 않는 것으로 볼 때 수의계약이 불가능하다는 것으로 판단”했다. 즉, 같은 문구를 가지고 각기 달리 해석한 셈이다.
이를 두고 당진해운에서는 한전이 처음부터 수의계약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수의계약 가능여부는 투자기관의 장 또는 계약담당자가 판단하여 처리할 사항이라고 했음에도 불가하다고 결정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전, 기존 하역업체의 반발 우려
이러한 이유에 대해서 당진군은 한전에서 기득권을 고수하려는 전국 하역업체들의 반발과 수의계약 체결시 다른 지역에서도 지자체의 항만하역사업 참여가 확산될 것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당진해운에서는 수의계약을 했을 경우 타 항만하역업체에 비해 유리한 점으로 기존 화력발전소의 톤당 하역단가 보령(319원)이나 태안(319원) 보다 저렴한 287원 이하로도 계약이 가능하고 지역주민 고용으로 오지수당과 숙소제공 등 직·간접 비용이 타 업체보다 저렴하게 든다는 점을 꼽고 있다.
또한 당진군이 주도적으로 운영하는 회사로 노사분쟁이 없어 노사간 임금 등 협상을 효율적으로 타결할 수 있고 군과 의회가 주도하고 지역주민이 참여함으로 하역에 따른 각종 민원발생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는 점을 장점으로 들고 있다.
군의 소극적 대응 지적돼
그러나 항만하역 사업추진과정에서 많은 문제점이 노출되었다.
이홍근 비상대책위원장은 군 설명회에서 “행정쪽에서 감사원과 재경원에 질의서만 제출하고 그 이상의 노력을 하지 않아 결국 한전측에 끌려다닌 꼴이 됐다”며 “정보파악 단계에서 사전에 인지하고 대책을 세웠어야지 이미 결정되고 나서 회의를 소집하면 어떻게 하느냐”며 군의 소극적 대응을 강하게 비판했다.
김대희 재향군인회장은 “수의계약을 위한 실무협의기구 운영시에도 당진화력에서는 과장급이 참여하는데 군에서는 주사급 평직원이 참여한 것만 보더라도 적극적인 의지가 부족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주체적으로 움직이기 보다는 마지 못해 끌려 다니는 듯한 인상”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지적은 비단 이번 뿐만 아니라 이전부터 곧잘 지적되곤 했다. 지난해 행정사무감사에서도 군의원들은 담당 공무원들이 항만하역사업에 대한 대책회의나 항의방문시 서로 업무를 떠밀거나 뒤로 빼는 모습을 보였다며 소극적인 자세에 대해 비판했다.
사업착수도 시장성 조사 등 면밀한 검토 후에 이루어져야 하는데 막대한 주민혈세로 하는 사업에 너무 안이한 것 아닌가 하는 지적도 있었다. 따라서 비상대책위의 많은 위원들은 어려울 때만 사회단체에 떠맡기지 말고 군에서 좀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며 충분한 연구조사와 함께 지역주민에게 충분한 정보공개가 뒤따라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비상대책위 중심
지역차원 강력대응 예상돼
한전측의 수의계약에 대한 불가방침을 밝히는 과정에서 김현욱 의원은 지난 16일 장영식 한전사장을 만나 막판 협상을 벌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가장 먼저 당진해운에 대해 수의계약해 줄 것과 그것도 안되면 다른 업체와 50:50으로 지분을 나눌 것을 제의했다고 한다. 결국 한전측에 의해 거부되었지만 이후에도 비상대책위원회에서 항의방문 등 지역차원의 대응과 함께 정치권에서도 본사쪽과 계속 협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사회단체 등에서는 마지막 카드로 당진군 독자적으로 항만하역사업에 참여하는 것까지 밝힐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군에서는 좀더 신중하게 대처하자는 입장이다. 당진해운의 이대범 대표이사도 협상과정에서 마지막 선택으로 당진군이 독자적으로 사업에 참여할 경우 각종 장비 등을 양도할 수 있음을 밝히고 있다.
재경부와 감사원의 회신에 의하면 수의계약에 대한 법적인 문제는 더이상 없는 것으로 보이며 결국 한전 사장의 의지에 모든 문제가 달려 있어 앞으로 비상대책위원회를 중심으로 지역차원의 강력한 대응이 예상되고 있다.
유종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