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문 삼봉사거리에서 왜목마을로 가다 보면 길 옆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는 곳에 작은 파란 창고가 세워져 있다.

이 창고 안에는 김종득(55, 왜목선라이즈펜션 대표)씨의 ‘위그선’ 작업장이 있다.

“좀더 속도가 빠른 배를 만들 수 없을까라는 생각에 이것저것 알아보기 시작했었습니다. 그러다 위그선이라는 것을 알게 됐고 위그선을 직접 만들어보자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위그선은 아직 국내에는 소개된 지 얼마 되지 않은 매우 생소한 분야다. 위그선을 제작해본 전문가나 기관이 거의 전무하기 때문. 그래서 김씨는 위그선에 대한 정보를 구하는 일부터 만만치 않았다. 원래 구소련에서 전략적인 목적으로 개발했다는 위그선은 활발한 해외의 연구와 개발노력에 비해 국내에서는 몇몇 기관과 에서 ‘연구’를 하는 것이 전부라고 한다.

그에 비해 김씨의 위그선 제작은 이미 어느 단계까지 올라있다. 10여년 전부터 시작된 작업은 지난해 여름 결실을 맺어 자그마한 소형 위그선을 만들어 물에 띄우고 공중을 나는 데까지 성공했다.

“항공기와 선박의 장점만을 모은 거죠”

위그선은 말그대로 ‘항공기와 선박의 장점만을 모은 배’. 속도가 시속 550km까지 나오기 때문에 도저히 ‘배’라고 상상할 수는 없다. 배를 만드는 재료는 가벼우면서도 탄성과 강도가 대단히 높은 FRP(유리섬유강화플라스틱-Fiber glass Reinforced Plastic). 재정적 여력이 충분한 연구기관이라면 항공기 제작에 쓰이는 재료를 사용할 테지만 개인 사업가인 김씨에겐 이 FRP도 고맙다.

이 재료를 직접 구해 설계를 한다. 설계도가 완성되면 이제부턴 김씨의 손이 바빠진다. 재료를 일일이 손질하고 설계도대로 제작하고 엔진을 탑재해 연결한다.

날개는 미리 나무로 뼈대를 만들어놓고 마지막으로 시험비행 직전에 연결하기 위해 준비중이다. 무게를 줄이기 위해 나무를 사용하고 FRP로 외부를 씌운다.

김씨는 이 모든 과정을 혼자서 해낸다. 그래서 김씨의 작업장에는 웬만한 목공소나 철공소에서나 볼 수 있는 기구들이 있다. 김씨가 직접 구입한 각종 기구와 장비다.

이와 같은 시설을 갖추는 데만 엄청난 비용이 들어갔다고 한다.

본격 제작 앞서 수많은 안전성 시험

비행기나 선박 관련 전문기술이 없었던 김씨는 경험으로 모든 것을 극복해냈다고 말한다.

“시험용 위그선을 제작해 바다에 띄운 것이 10번이 넘습니다. 사람이 생명과 직결되기 때문에 자그마한 실수라도 있어서는 안되지요. 작은 밸런스조절 실수로 목숨을 잃을 수도 있어요.”

몇 년전 아는 사람들이 제작한 위그선의 시험비행에 함께 올랐다가 기체 결함으로 위그선이 바다로 추락하는 바람에 목숨을 잃을 뻔한 경험을 했다는 김종득씨는 철저하게 ‘안전’을 중요시하고 있었다.

“가족들도 그렇게 반기는 않죠”

위그선 한 대를 제작하는 데 약 6천만원에서 7천만원까지 소요된다. 10여번의 비행실험을 하는 동안 몇 억원에 달하는 돈을 투자한 셈이다. 그 때문에 가족들도 김씨의 위그선 제작을 많이 반기지는 않는다고 한다.

“흔히들 이야기하는 ‘열정’이라고 있지 않습니까? 제가 꼭 그런 경우입니다.”

이번 위그선 제작에만 벌써 5천만원이 넘게 소요됐다고 말하는 김씨다. 하늘을 난 뒤에는 어떻게 하겠냐는 질문에 그의 마지막 소망이 나타났다.

“왜목에 찾아오는 관광객들을 태우고 날고 싶습니다. 당진을 알리는 명물로 만들고 싶은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