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케로의 「노년에 관하여 우정에 관하여」(일명 : 라일리우스)는 기원전 44년에 씌어졌으며 로마 시대에 우정이 두텁기로 소문이난 라일리우스와 소(小) 스키피오가 있었는데 소(小) 스키피오가 죽은 뒤 그와의 우정을 되새기며 라일리우스가 두 젊은이와 대화하는 형식으로 쓰여진 우정에 관한 철학적 담론이다. 이 대화편은 격조 높고 차분하고 운치 있는 문장으로 키케로의 대화편들 중에서도 걸작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단테는 동경하던 여인 베아트리체가 죽은 뒤 이 작품을 읽으며 위안을 얻기도 했다. 이책에서는 우정의 본질은 무엇이며 우정이 지켜야 할 원칙들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알려주고 있다. 우정은 미덕에 기초하고 미덕에 의해 유지되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으며 우정의 핵심인 조화와 안정과 신뢰는 미덕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라고 소개하고 하고 있다.
나는 책속의 대목 중 “만약 인간적 감정이 모두 제거된다면 사람과 가축 사이는 말할 것도 없고 인간과 나무밑동 또는 바위 또는 그런 종류의 무생물 사이에 무슨 차이가 있겠는가?” 라고 씌어있는 대목에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우정에 관해 많은 이야기와 비판을 하지만 정작 우정에 관하여 딱히 정의를 내린 적이 있을까? 하지만 이 작품이 대신하여 정답을 보여 주고 있음에 매력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우정은 지혜로운 사람들에게서만 가능하며 이 우정은 인간이 신에게서 받은 최고의 선물이다.” 그리고 “우정의 토대는 미덕이며 미덕이야 말로 삶을 풍요롭고 행복하게 해주고 불행을 견딜 수 있게 해 준다”라고.
또한 우정은 본질상 이익 추구가 아니라 사랑에서 비롯되며 우정에의 충동은 우리 안에 내재해 있으며 타인에게서 미덕을 보자마자 깨어나며 우정은 서로 주고받을 때 더 두터워진다고 한다. 우리가 우정을 바람직하게 여기는 것은 우리가 물질적 이익을 바라서가 아니라 우의 자체가 충분한 이익이기 때문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그리고 이 책에서는 우정이란 무엇인가? 우정의 가치는 무엇인가? 우정이 지켜야 할 원칙들은 어떤 것인가? 에 대해서 우리에게 제시해 주고 있다. 하지만 나는 이 글을 읽고 조금은 아쉬운 점도 느끼게 되었다. ‘우정은 지혜로운 사람들에게서만 가능하며 이 우정은 인간이 신에게서 받은 최고의 선물’이라고 했지만 나는 약간은 다른 생각을 해보게 된다.
복잡 다양한 현대문명을 살아가면서 전자에서 명시했듯 우정은 지혜로운 사람들만이 가능하다고 하였는데 과연 그럼 지혜롭지 못한 사람들은 우정에 관하여 위에서 제시하는 영역에 접근할 수 없는 것일까 하는 것이다. 우리에게 분명히 교훈이 되는 글임에는 분명하나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시대에서는 조금은 너무 딱딱하고 정직한 길라잡이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번쯤은 하게 된다. 누구나 쉽게 우정에 근접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받았으면 하는 바램이 큰 이유일 것이다.
우리 주변에 진정한 우정을 소유하고 느낄 수 있는 자는 그리 만치 않을 것이며 왜려 진정한 우정을 갖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더 많을 것임을 자명하게 받아 들여야 할 것이다. 이런 차원에서 우정에 접근하는 방법을 현대사회에 맞게 너무 이상적이거나 추상적이지 말며 지혜롭지 못한 사람들도 접근하고 공유할 수 있도록 우정에 영역 폭을 완화시킬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 책에서 제시하는 우정에 관한 명제들을 다 소화하고 지키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조금은 쉽게 풀어갈 필요성이 있다 라는 것을 말하고 싶은 것이다. 어쨌거나 나는 이 책을 읽어가며 현존했던 지나간 내 우정에 대해서도 정체성을 한번 파헤쳐봤으며 아직도 미숙한 우정에 대해서 항상 아쉬움의 과제로 남겨놓고 있다.
노년에 관하여 우정에 관하여
지은이 키케로 | 출판사 숲 | 가격 12000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