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실공히 우리나라를 대표할 수 있는 세계적인 기업, 우리경제의 중심을 쥐락펴락하는 이 대그룹의 총수는 가끔 5년 후 10년 후에 먹고살 걱정을 땅꺼질 듯이 하여 경제계와 언론을 긴장시킨다.

이 회사 로고가 붙어있는 제품이라면 국내는 물론 전 세계의 어느 곳에서도 일등상품으로 통하건만 내일 당장 어떻게 잘못되는 양 요란하다. 왜 그럴까. 그 이유는 오로지 회사가치인 브랜드의 명성이 저하될까 우려해서 그렇다. 그 오랜 세월동안 피나는 경쟁을 통해 오늘의 정상에 올랐지만 ‘이미지 가치’가 한번 떨어지면 다시 복구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는 걸 그들은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초일류기업들은 한 유형의 제품을 만들어 팔더라도 순이익이 크다. 그러나 이류, 삼류 기업들은 똑같은 물건을 출고해도 잘 팔리지도 않거니와 이익이 훨씬 적을 수밖에 없다. 이 원리는 사람 살아가는 세상의 어느 것에도 모두 적용된다고 볼 수 있다. 크게는 국가나 지방정부, 기업, 사회단체는 물론 작게는 개인의 능력이나 기술에 이르기까지 브랜드 가치에 의해 천차만별 차별화되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브랜드파워는 주어진 여건과는 거의 무관하게 생성된다. 지금의 유명한 브랜드들이 좋은 상황에서 탄생한 경우는 드물다. 오히려 악조건 속에서 더욱 높은 가치의 인지도가 발생하는 경우가 더 많다고 볼 수 있다.

궁 즉 통이요. 필요는 성공의 어머니인 것이다. 전문가의 눈에도 기능, 소재, 디자인이 나무랄 데 없건만 여성핸드백 하나만 보더라도 이태원제품과 이태리제품의 가격과 선호도는 천양지차이다. 유명브랜드의 산실인 이태리 밀라노는 역사적으로 로마에 견줄 수 없고 피렌체 같은 낭만도 없으면서 베니스보다 아름답지도 못하지만 밀라노사람들은 훨씬 풍요롭게 잘 살고 있다.

많은 유명브랜드를 창출하고 또 그것을 앞세워 호텔, 식당 등을 연결시키면서 이런저런 이유를 붙여서 백만손님들의 발길을 일주일씩 묶어 놓을 수 있는 축제를 열어 수억달러씩 벌어들이고 있다. 그 흔한 소주를 안동소주란 이름으로 최고 민속주의 반열에 올려놓았고 바다에서 수백리 떨어진 심심산골에서 전국 방방곡곡에 간고등어를 팔고 있다. 거기에다 안동포와 하회마을을 생각하면 안동사람들은 남들보다 잘사는 방법을 일찌감치 터득하며 살아온 게 틀림없는 듯하다. 태국 악어농장을 벤치마킹해 연 50억원씩 수입을 올리는 의성의 사과영농회사, 온 주민이 메밀밭과 단편소설 한권에 기대어 먹고사는 강원도 어느 지역, 이 모두 아이디어 하나로 일궈낸 것들이다.

우리 지역에는 이미 어느정도 알려진 브랜드가 많다. 그런데 문제는 어느 곳에나 있을법한 「장소」에 너무 개념을 둘 뿐더러 또한 그것을 연계하여 부가가치 창출에 소홀해 왔던 점을 부인할 수 없다.

전국에서 가장 값싼 고깃집, 보험왕, 대단한 공무원, 서당의 훈장 같은 언론, 잊지못할 감미로운 포도주, 꽃이 어우러지고 인정이 넘치는 아름다운 마을, 그림같이 아늑한 언덕위의 호텔과 그 아래 요트가 흐르는 항구, 최고 기술의 미용사, 가장 헌신적인 봉사단체, 고시히까리 초밥 같은 밥맛 등은 누구나 독하게 몇 년만 집중하면 이룰 수 있는 것들이다. 이렇게 각 분야 최상의 브랜드들이 우리지역에 수십여개 생긴다면 우리 주변은 어떻게 변할까. 가슴 두근거린다.

모두 제 각각 제 자신을 위해 죽을 듯이 노력을 하면 이 꿈이 현실로 되기까지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다.

본인이 먹고 사는 생업기술, 각자 본인이 소속된 단체기능의 향상을 위해 어떻게 하면 최고의 노하우를 가질 수 있을까 밤낮으로 고심하고 애쓰는 사람이 주변에 많아질수록 이들의 그늘이 서로서로 연계되고 어우러져 밀라노나 샌프란시스코의 부와 명성에 다가설 수 있다고 본다.

이민선

새마을운동 당진군지회

사무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