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면천면민들이 이인화씨의 주장에 반발하며 현수막을 내걸었다
▲ 면천면민들이 이인화씨의 주장에 반발하며 현수막을 내걸었다

민속지리학 박사인 이인화(당진향토문화연구소장, 면천초등학교 교사)씨가 모 지역신문에서 “복지겸 장군의 생가터는 순성 성북리”라고 주장하자 면천면민들이 이씨가 고증이나 확인없이 억지 주장을 펴면서 역사를 왜곡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주민들은 각 마을과 사회단체별로 수십여개의 현수막을 내걸고 이인화씨의 주장을 반박하며 취소와 함께 면민들에 대한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주민들은 현수막에서 ‘고증과 근거없는 복지겸 생가론 철회하라’, ‘근거없는 주장 중단하고 면민들에게 사과하라’ 등의 문구를 통해 이인화씨에게 강하게 항의하고 있다.

‘학자의 주장’ vs ‘근거없는 역사왜곡’

논란의 시작은 이인화씨가 모 지역신문 7월16일자 신문에 실은 ‘복지겸, 그는 누구인가’라는 글이었다. 이인화씨는 이 글에서 “현재 복지겸의 생가지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진 면천 성상리 객사터는 그곳이 복지겸의 출생지라는 근거가 전혀 없고 생가지를 추정조차 못하고 있다”며 “오히려 그 시대 상황과 교통지리적 특성, 지형적 환경으로 볼 때 몽산성 너머 동네인 순성면 성북리 윗잣뒤 지역에서 복지겸의 조상들이 살았던 지역으로 주목된다”고 주장했다.

순성면 성북리는 순수한 우리말로 ‘잣뒤’인데 복지겸의 조상이 중국에서 입양한 후 풍수지리적으로 ‘길지’인 이곳에 정착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

이인화씨는 현재 생가 추정지를 중심으로 순성면 성북리 윗잣뒤 일대는 유민이었던 복지겸의 조상이 세력 기반을 잡기 전에 머물면서 복지겸을 출생시킨 곳이라고 결론내렸다.

이에 대해 면천면 주민들은 전혀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면천읍성복원추진위원회의 이권배 회장은 “순성면 성북리가 복지겸 장군의 생가터라는 주장을 이인화씨가 처음한 것은 아니다”며 “충청남도역사문화원에서 복지겸 장군에 대한 용역을 수행하며 생가터에 대해 조사했었고 일부의 제기에 따라 성북리 지역도 조사했지만 이미 생가터로서의 가능성은 취약하다고 결론이 났다”고 밝혔다.

실제로 당진군청의 발주로 충청남도역사문화원이 지난 1월부터 4월까지 진행한 ‘복지겸 장군과 당진’의 최종용역보고서에 따르면 “일부에서 민속지리학과 전설을 통해 성북리가 생가지, 성상리가 낙향지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으나 조선시대 이전의 유물이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에 실증적인 가능성은 취약하다”며 “향후 지속적인 관심과 연구가 필요하다”고 결론내렸다.

주민들, “복지겸 장군은 면천의 뿌리”

이권배 회장은 “복지겸 장군의 생가터가 면천 성상리라는 사실은 1100여년 동안 이어져 내려왔고 순성 성북리가 생가터라는 주장은 들어본 적도 없다”고 말했다. 이권배 회장은 또한 “학자라는 사람이 추정이나 정확한 고증 없이 한 집안의 구전 전설을 근거로 면천의 뿌리를 흔들 수 있는 건가”라고 지적했다.

한상현(면천면이장단협의회장) 전국이통장연합회 당진군지회장도 “성북리 지역은 생가터가 아니라고 실력있는 공기관에서 결론을 내렸는데 이제 와서 다시 주장하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이인화씨는 “신문에 보도된 내용이 전부이며 더 이상 할 말이 없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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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겸 생가 복원,

현재로선 ‘불가능’

지난 4월 면천진달래축제를 방문했던 이완구 도지사가 축사에서 ‘자신의 모친이 면천 복씨’라고 밝히자 면천면민들은 한동안 기대감에 들떠 있었다. 면천읍성 복원을 비롯해 복지겸 장군 사당 건립 등 내포문화권 개발계획 중 면천과 관련된 계획들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는 것.

그러나 면천 복지겸 장군 생가 복원계획만큼은 큰 진전이 없는 상태다. 문화관광과 문화예술팀의 남광현 담당자는 “충남역사문화원에 용역을 의뢰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생가의 위치조차 찾지 못했다”며 “지금 상황에서 생가 복원을 논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남광현 담당자는 “당진군은 생가 복원 사업보다 복지겸 장군 현양 사업에 중점을 두고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즉 생가를 복원하고 싶어도 생가가 어디에 있었는지조차 알 수 없다는 것. 면천읍성복원추진위원회의 이권배 회장은 “정확한 고증과 과학적인 조사를 통해 면천의 자존심이며 자랑거리인 복지겸 장군의 생가터를 빨리 규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위치 규명 위해

더 많은 연구와 조사 필요

- 각계 의견

“역사문화원에서  결론 내렸는데...”

일부에서 “불투명한 생가복원보다 ‘고택’ 복원하는 것도”

지역의 민속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면천 복지겸 장군 생가터와 관련된 논란에 대해서는 대체적으로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내포문화연구원의 홍석표 원장은 “이인화씨는 학자로서 어느 정도 근거를 가지고 주장하는 것일 텐데 그것을 뒷받침할 사료가 미약하다”며 “충남역사문화원에서도 복지겸장군에 대한 용역결과보고서 근거가 미약하다고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홍석표 원장은 “가장 신빙성 있는 전문기관인 충남역사문화원에서 최종결론을 내린 상황에서 그 결론을 뒤집을 다른 사료가 없다면 더 이상의 논란은 무의미하다”고 말했다.

면천우체국장을 지내면서 복지겸 장군에 관심을 갖고 나름대로 조사를 해온 윤성의 전 문인협회 당진지부장은 “성북리 생가터설은 이인화씨가 처음은 아니다”며 “복지겸 장군의 생가가 어디 있는지조차 명확하지 않고 문헌에도 전혀 나오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윤성의 전 지부장은 개인적인 사견임을 전제한 후 “복지겸 장군의 후손인 복규가 고려 초기 거란병의 침입을 막은 후 이에 대한 포상으로 복규의 출신지인 면주를 면천으로 승격시켰다는 기록이 있는데 이와 같은 기록을 보면 면천 성상리가 더 가능성이 높은 것이 아니냐”고 말했다.

반면 당진군청 문화관광과 문화예술팀의 남광현 담당자는 약간 다른 견해를 펼쳤다. 남광현 담당자는 “지금 단계에서는 생가 복원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며 “면천 진달래 축제와 사당 복원 계획 등과 같은 복지겸 현양 사업을 펼치는 이유는 그의 정신을 이어받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홍석표 원장도 “생가지에 대한 사료와 유물이 전혀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라면 ‘생가 복원’이 아닌 ‘고택 복원’을 추진하는 것이 어떻겠는가”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홍 원장은 “나는 복원이 지금 당장은 불가능한 생가보다는 당장 복원 가능한 고택을 지어 복지겸 장군의 정신을 이어받자고 주장해 왔다”며 “주변의 학자들과 지인들이 모두 좋은 계획이라고 평가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