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생일을 맞아 지난 26일 칠순잔치 비용을 어려운 사람들에게 썼으면 한다며 순성면에 1000만원을 기탁한 심상진(70)씨의 첫인사는 이랬다.

“못 배운 내가 (신문에) 나가면 욕먹는다고... 그냥 암 것도 모르는 사람이지만 마음가는대로 한 일인걸.”

외부에 밝혀질까 기탁금도 직접 갖다 주지도 못했다. 5남매의 성화를 피해 26일 친구에게 기탁금을 면장에게 전해달라고 말하고 동갑내기 아내 김연환씨와 안면도에 2박으로 여행을 다녀왔다. 돌아왔을 때는 심씨의 선행을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

마냥 쑥스럽고 창피하다는 심씨에게 1천만원은 결코 적은 돈이 아니다. 두 부부의 1년 생활비이다. 오랫동안 이장을 맡아왔다는 심씨에게 고된 농사일 중 기쁨은 동네 노인들 모시고 함께 관광을 다녀오는 것이었다.

“다들 어렵게 사시는 분들이 많았는데... 이장일하면서, 어르신 모시면서도 마음 한켠에 아쉬운 게 많았지.”

심씨는 요새 또 다른 일로 고민 중이다. 면사무소에서는 무기명으론 기탁금을 받지 않는다며 특별히 쓰이길 원하는 곳이 있냐고 묻는다고 한다. 그래서 심씨는 비록 기증은 자신이 했을지라도 기탁받은 사람들이 어려운 이웃들에게 알아서 써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