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한번째 상록문화제

제31회 상록문화제가 지난 13일부터 14일까지 당진문예의전당 일원에서 펼쳐졌다.

심훈 선생의 정신을 기념하고 이를 기리고자 매년 한 차례 열리는 상록문화제는 본행사에 앞서 12일에는 송악면 부곡리 필경사에서 내빈 100명과 함께 추모행사가 열렸다. 또 당진문예의전당 전시관에서 진행된 전시행사에는 서예전시회, 문인화전시회, 사진전시회, 미술전시회, 석공예전시회 등에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예술단체들이 대거 참여했다. 지난 4일부터 12일까지는 사전행사로 학생서예잔치, 학생미술잔치, 학생글짓기, 주부백일장 등이 열려 참가자들이 실력을 마음껏 발휘했다. 이번 주부백일장에는 탑동초등학교 학부형으로 참가한 허령씨가 자신의 첫 아르바이트 이야기를 풀어쓴 ‘시장’이 대상으로 선정됐다.

13일 본행사는 당진시우회(회장 김영호)에서 주관하는 시조경창대회로 시작했다. 이어진 국악협회 당진군지부 민요분과가 주관의 민요경창대회에서는 제주민요, 부채춤 등이 선보였다. 대한적십자사 당진지구협의회에서 주관한 실버댄스축제에서는 그동안 노인들의 갈고 닦은 실력을 선보여 흥겨운 자리가 됐다. 청소년축제에는 당진군청소년지원센터(센터장 한기흥) 주관으로 신평초등학교의 사물놀이, 호서중학교 학생들의 플롯연주 등 청소년들의 장기자랑이 마련됐다. 신성대학 생활체육학과 학생들이 초청돼 태권도시범을 선보이기도 했다.

저녁시간을 앞두고 서해원드앙상블이 참여해 관악합주를 하기도 했다. 개막식에 앞서 열린 가족노래자랑에는 온 가족이 함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개막식과 더불어 진행된 제11회 심훈문학상 수상식에는 이번 수상자인 강하와 씨가 상패와 함께 시상금을 받았다.

저녁 8시부터 시작된 김세환, 소녀시대와 함께하는 시와 노래의 밤에서는 SPR공연을 시작으로 이근배 시인이 심훈선생의 문학세계를 소개했다. 또 성악가 김태선·손지애씨의 성악공연, 해나루어린이합창단, 황영애씨와 민종기 군수의 시낭송 등 군민들에게 음악과 문학이 어우러진 가을밤을 선사했다. 특히 인기가수 김세환과 소녀시대의 공연에서는 이번 행사 중 가장 많은 인파들이 모이기도 했다.

본행사 둘째날에는 민속예술협회 민요분과위원회에서 주관하는 상록민요경창대회를 시작으로 맑은하늘소리 오카리나에서의 오카리나 연주 등이 진행됐다. 이어진 마당극 ‘어사또 출도요’는 당진에서는 보기 드문 공연. 저녁에는 대한적십자사 당진지구협의회에서 주관하는 외국인 장기자랑이 이어졌다. 당진군에 거주하고 있는 외국인들이 참석해 각 나라의 노래와 춤 등을 선보였다. 폐막식과 함께 새마을운동 당진군지회 주관으로 군민노래자랑에는 개그맨 이용식의 사회로 진행됐으며 예선을 걸쳐 선발된 15명의 참가자들이 각자의 노래실력을 뽐냈다. 이날 군민노래자랑에는 인기가수 송대관이 초청됐으며 군민들은 당진문예의전당 일대를 가득 메웠다.

특색있는 프로그램 주목

이번 제31회 상록문화제에서 올해 새롭게 시도된 특색있는 프로그램이 군민들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 특히 어느 해보다 다양한 체험행사와 봉사관이 마련됐다는 점이다. 도자기만들기, 천연비누 만들기, 나만의노트제작, 비누방울체험, 종이접기 등 아이들은 물론 가족이 함께할 수 있는 체험관은 행사가 진행된 이틀 동안 문전성시를 이뤘다.

행사를 방문한 한 관람객은 “주말을 맞아 아이들과 함께 아침부터 찾았는데 다양한 체험행사가 마련돼 있어 너무 재미있게 참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 밖에 육면체에 소원과 바라는 점을 그려 모으는 공공미술과 사군자 그리기 등에도 많은 주민들이 참가했다.

봉사관에서는 청소년들을 위한 거리상담센터, 보건소에서 운영하는 군민건강코너, 무료이발, 아나바다장터, 가훈 써주기 등이 마련돼 참가자들의 많은 호응이 받았다. 또 무료경로식당 등이 운영되기도 했다.

이색 문화행사가 준비된 것도 주목을 끌었다. 사전행사로 12일에는 당진문예의전당 소공연장에서 극단 예사랑의 ‘파티’와 본행사 둘째날에는 마당극 ‘어사또 출도요’가 공연되는 등 지역에 다양한 문화공연이 마련되기도 했다.

어느 해보다 정돈된 문화제

어느 축제보다 많은 군민들의 발길이 이어진 이번 상록문화제는 대체적으로 ‘매끄럽게 프로그램이 운영됐다’는 평이 이어졌다.

한 관람객은 “이번 해를 통해 상록문화제가 당진의 축제로 자리 잡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무엇보다 장소 선정에 있어 어느 해보다 깔끔하게 치러진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행사기간 동안 부스를 운영했던 한 관계자는 “무대가 개방적이지 않아 저녁공연이면 많은 인파가 모여 위험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으며 일부 체험부스가 엉망이 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상록문화제 집행위원회 이형렬위원장

“당진을 대표하는 문화제 만들겠다”

“벌써 서른한 번째 상록문화제입니다. 기존 문화제의 틀에 다양한 체험부스를 운영하도록 했는데 온 가족이 참여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번 제31회 상록문화제 이형렬 위원장은 올해 행사가 규모 있게 잘 치러졌다고 평했다. 특히 매 프로그램마다 많은 군민들이 참석하고 즐기는 자리가 됐다며 무엇보다 당진군의 문화예술이 한 단계 높아졌음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행사기간 동안 성숙된 문화의식을 보여준 군민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매년 상록문화제의 지적사항으로 꼽히는 심훈선생의 문학세계와 정신을 기념하는 것과 대중적인 성격을 띤 군민축제가 맞지 않는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상록문화제는 문화제이자 축제”라며 “심훈 선생의 정신을 기리는 동시에 군민이 한 자리에 함께하는 자리가 돼 더욱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어느 해보다 예산이 빠듯해 행사 진행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이 위원장은 앞으로 상록문화제는 당진을 대표하는 문화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상록문화제는 이미 도에서 우수문화제로 선정된 바 있습니다. 앞으로 당진군을 대표해 전국적으로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상록문화제에 만난 사람들.... ]

봉사관 운영한 진리미용학원 박지연 부원장

“고맙다는 말에 뿌듯해”

매년 상록문화제에 참여해 무료이발 봉사활동을 한 진리미용학원의 박지연(28) 부원장은 노인들이 머리를 깎은 후 만족하고 돌아가는 모습을 보면 흐뭇하다고 말했다

올해도 어김없이 행사에 참여해 의미 있는 주말을 보냈다는 박 부원장은 초보자가 아닌 경험이 많고 능숙한 학원 수강생들과 함께 하고 있다며 졸업한 수강생들도 같이 봉사에 나섰다고 말했다.

“무료라는 이유로 아직 부족한 사람들이 이발에 나서는 것이 아니에요. 이발하고 만족해하는 모습에서 저도 보람을 느낍니다.”

앞으로도 지역 축제에서 즐거운 기분을 함께 나누고 싶다는 박 부원장은 고마워하는 말 한마디가 너무 반갑다고 덧붙였다.

체험부스 | 한국종이접기협회 당진지회 김옥남 씨

“아이와 엄마가 함께 체험”

“상록문화제에는 올해가 두번째예요. 이번에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셔서 이틀을 정신없이 보냈어요.”

김옥남씨는 이번 상록문화제에서 종이접기 체험관을 마련하고 색종이로 만드는 바구니를 선보였다. 김씨는 예전에 비해 종이접기에 대한 관심도 높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종이접기는 집중력과 교육적인 면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고.

“종이 한 장이면 되니 비용이 많이 들지 않아 이번 행사에서 주부님들이 관심을 갖더라고요. 아이와 엄마가 함께 만들고 참여하는 모습에 보람을 많이 느꼈습니다.”

상록문화제를 방문한 김두섭 씨 가족

“성숙된 모습 볼 수 있어”

가족들과 함께 상록문화제에 참석한 김두섭(38, 송악농협 근무)씨 가족은 매년 주말을 이용해 행사에 방문했다며 아내 이선숙(34)씨와 딸 서해(3)와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김씨는 축제를 통해 군민들이 축제를 즐기는 모습들이 성숙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축제의 자리에 아이들과 참여하지만 정작 모두 함께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은 아쉬웠어요. 이번 상록문화제에서는 그런 점들이 보완된 것 같네요.”

김씨는 다만 주차공간이 협소했던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