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디어 경제
‘물뺌도랑 치는 기구’ 직접 고안
합덕읍 고종진씨 작년부터 이웃과 돌려써 효과
합덕읍 합덕리 고종진(46세)씨가 ‘논물빼기 도랑을 파는 기구’를 고안해내 화제다. 논에 고인 물을 빼기 위해 주위에 도랑을 파는 일을 우리 당진농가에선 흔히 ‘도구친다’고 말하는데 고종진씨가 만든 이 도구치는 기구에는 일손을 줄여가며 일의 효과를 높이려는 농사꾼의 지혜가 듬뿍 들어있다.
소형 선박모양을 한 길이 30㎝의 이 기구는 얼른 보기에는 그저 그래 보이지만 손잡이를 끌고 슬슬 걷기만 해도 물빼기에 충분할 만큼 도랑을 파주는 훌륭한 조력자. 모습이 엉성해뵈는 것은 용접한 흔적이 그대로 남아있어서인데 이래뵈도 세번씩이나 대수술을 거치며 기능이 다듬어진 손색없는 아이디어 농기구다.
고씨는 작년 농사 때부터 자신이 직접 고안한 이 기구를 써서 일손을 퍽 많이 덜었다. 덕을 보기는 이웃 농가들도 마찬가지. ‘그놈 참 쓸만하더라’는 게 이웃 김헌태(47세)씨의 말이다.
“전에 논이 900평 단위로 끊어졌을 때에는 물꼬만 열어도 물이 잘 빠졌는데 경지정리하면서 3천평씩 끊어놓은 뒤로는 물이 잘 안빠져서 손이나 호미로 일일이 도랑을 파줘야 했다”고 고종진씨는 그간 농민들의 고충을 설명했다.
물론 그동안 하궁원에서는 시멘트를 구운 뒤 손잡이를 달아 응용한 일도 있었지만 논 가운데 도랑을 칠 때는 볏대가 상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해서 고안한 것이 바로 고씨의 기구.
날렵한 쇠를 재료로, 배의 원리를 기초로 해서, 날쌔게 흙을 파고 나갈 수 있게 앞턱을 뾰족하게 내렸다. 무게를 실을 수 있도록 배의 빈몸통속에 15㎏이 넘는 묵직한 쇳덩이를 넣는데 운반할 때 힘들이지 않도록 쇠덩이에 손잡이를 달아 가볍게 양손에 들 수 있게 한 것이 또하나의 획기적인 아이디어다.
고씨의 아이디어는 합덕 광야산업 김석환씨의 용접솜씨를 거쳐 기구로 탄생했고, 얼마전 쌀농사연구회 회원인 이웃 김헌태씨의 소개로 농업기술센터에도 소개가 되었다.
“물을 잘 빼주지 않을 경우 벼의 뿌리내림이 좋지 않아 쉽게 쓰러지고 수확작업도 어려운데 고씨의 독특한 아이디어로 문제가 많이 해결될 것 같다”는 게 농업기술센터의 반응이다.
특히 손으로 도랑을 팔 경우 모 한줄을 없애야 하는, 까닭없는 낭비도 없앨 수 있다. 아직 상품성은 없지만 효과는 톡톡히 볼 수 있는 제품이라는 것.
고종진씨는 여러차례 수리와 수술을 하느라고 이 기구를 만드는데 10만원이 들었지만 5만원이면 광야산업에서 용접품을 구할 수 있는 것이라고 한다. 또 하루에 1만평을 족히 돌 수 있기 때문에 기구 하나면 한 마을이 다 쓸 수 있을 정도다.
제품문의:362-5509(고종진), 352-2980(농업기술센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