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자원 봉사하는 것으로 젊음을 과시하고 있어.”

합덕농협(조합장 김영덕) 지역문화자치센터가 운영하는 한글사랑교실에서 지역주민들에게 한글을 가르치고 있는 윤기순 씨는 자원 봉사할 수 있다는 것으로 젊다는 것을 자랑한다고 말한다. 희끗희끗한 머리며 얼굴에 깊게 새겨진 훈장들이 적잖은 나이를 대신 말해주고 있는데 윤씨는 오히려 자신의 젊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윤씨는 45년간 교직생활을 했던 ‘선생님’이다. 누굴 가르치는 것이 그의 업(業)이었는지 교단에서 내려온 지금까지도 ‘교사’다. 누군가 윤씨에게 ‘이제는 좀 쉬시지요’라고 물었을 때 그는 “아무생각 없이 쉴 수 없다”고 대답했다.

윤씨를 처음 자원봉사에 나서게 한 것이 초등학교 학생들에게 한자를 가르치는 일이었다. 노인취업센터와 연계돼 희망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자를 가르쳐 보니 보람 있고 성적 오르는 학생들 모습에 재미도 느끼게 됐다고. 그러던 중 다문화가정과 노인들에게 한글을 가르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난 장소를 제공받을 수 있을까 해 농협을 찾았고 마침 농협에서도 비슷한 계획을 세우고 있어 맞아떨어졌지. 덕분에 즐겁고 기쁘게 살고 있는 것 같아.”

윤씨에게 한글을 배우는 학생들은 20여명. 학생들은 창피함도 무릅쓰고 생업도 제쳐두고 공부하겠다 나온 사람들이다. 대부분 60~70대 노인들로 집안사정이 좋지 않아 배움의 시기를 놓친 경우이다. 아무래도 노인들이다 보니 새롭고 어려운 단어를 가르치기 보다는 자주 쓰는 단어를 익혀 반복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덧붙인다.

“학생들이 읽을 수 있는 희열감이 얼마나 큰지 모른다는 이야기를 하더라고. 그런 말 들으면 나도 뿌듯해져.”

한글 외에도 간단한 수학도 함께 가르치고 있다는 윤씨는 앞으로 컴퓨터 활용법까지 가르칠 생각이다. 또 한글배우기에 주저하고 있는 사람들도 동참해 더 많은 사람들에게 가르침을 전할 계획이다.

“하루를 살아도 글을 읽고 싶다는 게 수강생들의 심정이야. 내가 그들에게 글보다 ‘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 주고 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