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돈농가들의 가장 큰 애로점은 돈사에서 발생하는 악취와 더불어 축산분뇨처리다. 돈분의 처리방법은 크게 두가지다. 자체정화시설을 갖춰 이곳에서 처리한 후 방류하는 것과 해양투기하는 것.
|하지만 자체 정화시설을 갖추는데 들어가는 비용도 만만치 않으며 용량의 한계가 있다. 또한 분뇨 정화를 위해 사용되는 약품비도 톤당 1만5천 가량이다. 또 정화처리를 해 방류한다해도 지하수와 천변을 오염시킨다면 끊임없이 민원이 발생해 오히려 해양투기가 나을 정도다.
그러나 해양투기도 톤당 2만9천원의 처리비용이 들어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이처럼 돈분 처리를 위해 발생되는 비용은 돼지 한 마리를 출하하기까지 약 1만5천원에서 2만원의 비용이 든다.
축산분뇨 퇴비화 살 길
지난 1일 순성면 나산리에서 금암농장을 운영하는 이호경 대표를 만났다.
모돈 300두 등 총 4천여두의 돼지를 사육하고 있는 이호경 대표는 20여년동안 양돈업을 해왔다.
그가 최근 관심을 갖고 새롭게 추진하고 있는 것이 축산분뇨 액비화다.
쉽게 말해 돈사에서 발생되는 축산분뇨를 액상의 천연비료로 만드는 것.
당진농업기술센터(소장 홍천표)의 지원을 받아 약 800톤 규모의 축산분뇨 액비발효저장탱크를 가동하고 있다.
이호경 대표의 농장에서 매일 발생하는 분뇨의 양은 20톤 가량. 이 발효탱크에서 처리 가능한 용량은 40일분이다.
현재 농업기술센터와 함께 자신의 밭에 액비시범포 0.5㏊에 감자를 심어 시범사업을 벌이고 있다. 당진군농업기술센터 환경축산팀 김선호 지도사는 “양돈농가에서 발생하는 돈분을 액비화 해 화학비료 대신 사용함으로써 비료가격 인상으로 인한 농가의 부담도 줄이고 친환경 액비를 사용함으로써 토지의 지력을 높이고 작물 생육에도 좋은 효과를 거두고 있다”며 “축산농가에서 발생하는 축산분뇨를 재활용함으로써 양돈농가의 분뇨처리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즉 축산액비를 통해 농작물의 생산성과 지력을 높이고 축산분뇨를 재활용함으로써 자연순환농업을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자연순환농업’이란 말 그대로 축산분뇨를 퇴비화 해 농작물에 주고 또 농작물을 거둬 가축의 먹이로 사용하는 먹이의 순환형태를 일컬는 말이다.
이처럼 자연발생하는 것을 재활용하는 농업이 앞으로 우리나라 농업의 나아가야 할 길이라는 것이다.
금암농장의 이호경 대표는 “몇해전부터 축산액비를 사용해왔는데 화학비료보다 좋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며 “축산액비를 사용해본 이들은 처음에는 거부감과 의구심을 갖지만 곧 다시 축산액비를 찾는다”고 말했다.
이호경 대표는 축산액비를 뿌려주고 심은 감자밭에서 캔 감자를 들어보였다.
“일반 감자보다 늦게 심었지만 감자의 과실이 건강하고 실합니다. 축산액비가 지력을 유지해주고 건강한 작물이 자라도록 도와주죠. 하지만 축산액비를 잘 발효시켜줘야 하고 축산액비에서 나는 냄새를 개선해야 할 부분이 남아 있습니다. 개선한다해도 냄새가 아예 안날 수는 없겠죠.”
이호경 대표는 얼마전 다녀온 네덜란드의 경우를 예로 들었다.
“낙농의 대표적인 선진국인 네덜란드는 축산농가들은 가축을 키우는 데만 전념하죠. 축산농가에서 나오는 분뇨를 수집하는 사람이 별도로 있어 축산농가는 축산분뇨에 대한 걱정을 전혀 하지 않습니다. 축산분뇨를 수집한 사람은 이를 퇴비화해 다시 농가들에게 판매하고 농가들은 천연퇴비를 이용해 농작물에 비료 대신 사용하죠. 우리나라도 이제 이런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이호경 대표는 이런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정부나 지자체에서 정책적으로 지원하고 추진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더불어 농민들의 인식전환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에서 화학비료를 사용하기 시작한 것은 불과 30년도 안됐습니다. 그전에는 인분이나 가축분뇨를 농작물의 거름으로 사용해죠. 그러나 이젠 대부분이 화학비료를 사용합니다. 최근 1년 동안 비료값이 100%가 넘게 인상됐습니다. 이대로라면 앞으로 더더욱 힘들어 질 것입니다.”
정기적인 축산액비 사용일 지정 원해
축산액비를 사용함에 있어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문제는 농민들의 인식전환이다. 축산액비는 기존 화학비료에 비해 효과가 더디게 나타난다. 때문에 축산액비를 사용했다가도 추가로 화학비료를 뿌리므로 인해 낭패를 보는 농민들도 적지 않다.
농업기술센터 김선호 지도사는 “화학비료에 비해 반응이 느려 농민들이 믿지 못하고 사용하길 꺼려하는 경향이 있다”며 “농민들의 인식이 한순간에 바뀔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화학비료값의 상승 등으로 축산액비의 사용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또 하나 해결해야 할 것이 바로 축산액비 냄새다. 축산분뇨를 액비화 함으로써 분뇨 특유의 악취는 줄었지만 완벽하게 없앨 수는 없기에 축산액비에서 발생하는 악취는 또다른 민원의 대상이다.
때문에 군내에서 축산액비를 사용하는 달을 지정해야 한다는 것.
“축산액비 특유의 냄새는 줄일 수는 있지만 완전하게 없앨 수는 없기에 민원 발생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때문에 군이나 행정에서 축산액비를 뿌릴 수 있는 달을 조례나 규칙으로 정해 축산액비 사용을 적극 권장했으면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