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남매, 3대가 매년 한 번씩 고향서 가족모임
1박2일로 가족단합대회 열고 돌아가며 음식장만
“먼 친척은 가까운 이웃만도 못하다? 우리 집 사전엔 없는 말이에요.”
지난 15일 왜목마을에 대가족이 떴다. 서울과 경기도, 대전 등지에 흩어져 살다 이날 모인 가족 수는 105명. 어마어마한 수를 자랑하는 이 가족은 바로 외챙이 할아버지네다. ‘외챙이’라는 명칭은 돌아가신 할아버지 이정식 씨가 석문면 삼화2리 외챙이 마을에 장가를 들었다 하여 붙여졌다고.
대가족은 외챙이 할아버지의 8남매인 딸 병월(75)씨, 병숙(72)씨, 병일(60)씨, 영숙(56)씨, 영자(54)씨와 아들 병성(69)씨, 태성(67)씨, 병욱(62)씨로부터 뻗어나갔다. 8남매의 자녀가 또 아이를 낳아 3대가 모이는 셈이다.
첫째 병월씨는 “가족모임을 97년에 시작해 98년 외환위기 때를 제외하고는 한 번도 거르지 않았다”며 “가족모임이 잘 이어져서 뿌듯하다”고 말했다.
가족수가 워낙 많아 2층짜리 펜션을 통째로 빌렸다. 방마다 이름을 써붙이고 1박2일 일정표도 거실에 크게 붙여 놓았다.
상품권이 걸린 윷놀이와 아이들이 좋아하는 장기자랑 순서도 있다. 가족회의 또한 빠질 수 없다.
지역별로 팀을 짜 돌아가며 음식을 준비한다는 외챙이 할아버지 가족. 올해는 대전팀이 정성껏 준비한 음식을 나눠먹으며 오랜만에 이야기꽃을 피웠다.
100명이 넘는 대가족이다 보니 서로의 얼굴이 헷갈리는 경우도 있다. 늦게 도착한 한 부부가 기자를 한 가족인 줄 알고 반갑게 인사한 것. 누가 누군지 잘 모를 아이들도 기자를 친척으로 생각했는지 배꼽인사를 하고 갔다.
모임의 총무를 맡은 8남매 중 셋째 병성 씨의 아들 이군재(42)씨는 “이렇게 많은 가족이 한 자리에 모이기 쉽지 않다”며 “형제가 적은 요즘 아이들에게 좋은 경험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8남매 중 일곱째 영숙 씨는 “아내의 외가까지 챙기는 게 쉽지 않을 텐데 우리 집 사위들은 불평 없이 잘 참여해준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미니인터뷰 | 윤정미·박기철 씨 부부
“6월에 결혼하고 신입회원 됐어요.”외챙이 할아버지네 가족모임은 가족별로 회비를 걷어 운영된다. 결혼 후 한 가족을 이루면 신입회원이 돼 회비를 낸다.
6월 20일 결혼해 이제 막 신입회원이 된 윤정미(31)·박기철(34)씨 부부도 가족모임에 참석했다. 8남매 중 일곱째 영숙 씨의 둘째 딸 정미 씨는 결혼 전부터 모임에 빠지지 않았다고.
가족모임이 처음인 남편 기철 씨는 “몇 년 지나야 얼굴 정도 익힐 수 있을 것 같다”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정미 씨는 “친척끼리 길에서 마주쳐도 모르는 경우가 있다”며 “1년에 한번이라도 모여서 즐거운 시간을 가질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부모님 뒤를 이어 외챙이 할아버지 가족모임의 주축이 될 윤정미·박기철 씨 부부. 당장은 얼굴도 모르는 친척들이 부담되고 어색해도 모임이 오랫동안 이어지길 바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