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전재희 보건복지부 장관은 “저출산은 북한 핵보다 무섭다. 등에 활활 타는 불을 진 것 같다”고 말해 저출산 문제가 결코 쉽지 않은 사회적 문제임을 각인 시켰다.
실제 지금처럼 저출산 추세가 지속되면 우리나라 인구는 2050년에 4,400만명으로 줄고 65세 이상 고령인구가 10명 중 4명으로 급증하여 초고령 사회가 된다고 통계청은 밝히고 있다.
더 나아가 우리나라 인구는 2100년이 되면 1000만명, 2150년 290만명, 2200년 80만명, 2250년 20만명, 2300년 6만명, 그리고 2305년에는 0명이 된다는 아찔한 결과를 얼마 전 신문을 통해 접할 수 있었다.
덧붙여 유엔미래포럼 자료에서는 저출산으로 장래에 미국은 라틴계 국가로, 유럽은 중동 사람들로 가득 차고 호주는 동남아 사람들이 대부분을 차지한다고 밝히고 있다. 이처럼 저출산에 따른 고령화는 오늘날 전쟁과 경제난보다도 국가와 민족의 존립을 위협하는 가장 근본적인 문제가 되고 있다.
이에 정부의 각 부처에서는 다양한 대책을 내놓고 있으며 정부, 지방자치단체, 종교계, 경제계, 시민사회계, 언론계 등이 저출산 위기를 넘기 위한 범국민 출산장려운동을 벌이기 위해 지난 6월9일 ‘아이낳기 좋은세상 운동본부’ 출범식을 갖기도 하였다.
정부는 1회 600만 원에 이르는 난임부부의 체외수정 시술비용을 2012년까지 전액 지원키로 했으며 내년부터 인공수정 시술비용도 50만원 범위 내에서 3회까지 지원한다. 임신 전후의 검사비용 지원액수도 현행 20만원에서 2012년 50만원으로 늘린다. 또한 소득이 전체 평균수준(50%)까지의 가구에 지원하던 보육료도 2012년 80% 수준으로 늘려 대부분의 봉급생활자와 자영업자가 혜택을 볼 수 있게 했다. 맞벌이 가구에 대해서는 부부 가운데 소득이 적은 사람의 소득을 일부 공제키로 했다.
이처럼 너무 많은 대책을 내놓아서 일일이 다 열거할 수는 없지만 그 대책 뒤에 붙어 있는 예산액을 보면 천문학적 숫자여서 이제 다시 출산율이 늘어나고 저출산 문제가 해결될 것 같은 기대를 갖게 한다. 바야흐로 아기를 갖기만 하면 또한 낳기만 하면 나머지는 사회가 정부가 알아서 해주는 시대가 올 것 같기만 하다.
하지만 장밋빛 미래가 쉽게 올 것만 같지는 않다. 문제는 저출산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상당히 복잡하다는데 있다.
저출산 문제는 보건, 복지, 여성, 고용, 교육, 주택, 조세 등 사회 각 영역의 변화가 서로 밀접하게 맞물리면서 초래된 결과이기 때문이다.
학계에서 연구한 저출산 관련 경제적 장애요인으로는 외환위기 이후 신자유주의적 경제 정책의 영향으로 비정규직 증가, 사회양극화 심화 등으로 고용·소득의 불안정성 증가가 원인으로 지적된다. 또한 지나친 사교육비와 보육비 등 고비용 보육, 교육구조와 높은 주택가격 등으로 자녀양육비용 부담이 지나치게 증가하고 있는 것도 저출산 문제의 경제적 원인 중 하나로 지적되고 있다. 사회적 장애요인으로는 여성의 사회진출 증가로 보육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는 반면 핵가족화 등으로 가족보육이 없어지면서 자녀를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사회의 육아지원이 극히 취약한 점이 가장 큰 원인으로 보고되고 있다. 또한 노동시장의 경직성·차별, 가족 내 성분업적 역할규범 지속 등으로 인해 출산·양육과 일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강제되는 현상 등이 존재한다. 보건학적 장애요인으로는 환경 변화에 따른 스트레스 증가, 혼인연령 상승 등으로 인한 불임과 장애출산율의 증가와 미혼기의 낙태 증가 등 잘못된 성문화로 인한 가임여성의 건강악화 등이 지목되고 있다.
따라서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가족제도, 사회문화, 경제제도, 사회복지제도, 보건의료제도 등의 각각의 부분을 아우를 수 있는 정책대안이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60년대만 하더라도 평균 출산율이 6명이 넘는 사회였다. 강력한 인구 억제정책이 시행된 지 20년 만에 1984년에는 인구대체수준인 2.1명이 되었고, 지금은 세계에서 유례없는 저출산 현상을 겪는 나라가 되었다. 40년 동안 인구구조는 획기적으로 변했으나 한 가지 변하지 않은 것이 있다고 한다. 바로 출산문제를 개인, 특히 여성의 선택으로 생각하는 것과 정부주도의 캠페인을 비롯한 출산유도정책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 것이다.
오늘날 저출산이라는 복잡한 방정식을 푸는 첫걸음은 이러한 의식의 변화에 있음을 우리 모두 잊지 않았으면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