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사, 당진공장 주변에 사전 집회신고로 민원 봉쇄
주민들 “자기땅에서 무슨 집회냐” 빈축
동부제철이 송악면 고대리에 위치한 아산만공장과 서울 강남구 본사 주변에 실제로 열리지 않는 ‘유령 집회’ 신고를 내 빈축을 사고 있다.
안섬포구주민대책위원회(위원장 하헌서, 이하 대책위원회)는 동부제철 전기로 가동으로 인한 소음과 악취 피해에 시달리다 못해 당진경찰서로 집회 신고를 내러 갔다. 하지만 고대1리 동부제철 공장 주변에는 이미 집회신고가 나 있었다. 동부제철 측에서 사전에 집회신고를 내 놓은 것.
대책위원회는 지난 11일 오후 동부제철 본사 앞에서 집회를 열기로 하고 집회신고를 하기 위해 서울 관할 경찰서를 찾았다. 하지만 본사 정문 앞 역시 몇 시간 전인 11일 오전, 집회신고가 나 있었다.
하헌서 위원장은 “주민들이 집회를 할 지 미리 알았는지 공장 주변과 심지어 인도까지도 집회신고를 내 놓은 상태였다”며 “서울 본사에도 자신들의 본사 앞에 집회를 하겠다고 미리 집회신고를 내 놓아 황당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집회신고 일주일이 지난 지금까지 실제로 집회는 열리지 않고 있다. 대기업들이 집단 민원 발생 시 집회를 막기 위해 사전에 집회신고를 내어 봉쇄하는 방법을 사용한 것이다.
당진경찰서 관계자는 “동부제철 관련 소음 민원이 발생한 직후로 동부제철 측에서 공장 주변에 계속적으로 집회신고를 내어 왔다”며 “집회는 허가제가 아닌 신고제여서 먼저 집회 신고를 내면 이후 허위 신고를 막거나 취소할 권한이 없다”고 말했다.
현행 집시법에는 ‘집회를 열지 않을 경우 경찰에 사전 통보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지만 처벌 조항이 없어 이를 위반할 경우 딱히 규제할 방도가 없다는 것이다.
한 주민은 “자신들의 회사 앞에 무슨 집회를 하겠다고 집회신고를 내 놓은 것인지 황당한 일이 아닐 수 없다”며 “법을 교묘하게 이용하는 대기업의 횡포”라고 말했다.
동부제철 관계자는 “화물연대 집회가 회사 부근에서 실시되는 것을 사전에 막기 위해 실시해온 집회신고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 같다”고 해명했다.
한편 대책위원회는 지난 11일과 14일에 걸쳐 집회신고가 나 있지 않은 장소에 집회신고를 내고 당진 공장과 서울 본사에서 9월 중에 ‘동부제철 소음, 악취, 비산먼지 피해에 대한 주민 집회’를 연다는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