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에 지친 탓일까. 입맛이 꺼끌꺼끌하고 무엇을 먹어도 밍밍하다. 딱히 당기는 것도 없고 배 속이 헛헛하다. 여름철 별미 중 별미로 손꼽히는 냉면이나 콩국수에도 질렸다면 향긋한 도다리물회로 입맛을 돋워보자.

도다리물회는 도다리회를 물에 만 것이다. 맨밥을 물에 말아 먹는 것은 몰라도 생선을 물에 말아 먹다는 것은 일부 사람들에게는 낯설다. 하지만 동해안이나 제주 서귀포해안 등에서 거주하는 사람들은 물회를 먹지 못하면 입안에 가시가 돋는단다.

뜨거운 해장국을 대신해 간밤에 술로 찌든 속을 물회로 다스리기도, 여름철 시원한 별미로 얼음 동동 띄워 더위를 식히기도 한다. 물회는 어부들이 고기잡이를 하다가 뱃전에서 간단하게 배고픔을 달랬던 간이음식이다. 제주 해녀들이 물질에 지쳐 허기질 때 새참으로 한 그릇 먹고 다시 일에 나섰다고도 알려져 있다.

당진읍 원당리 원당교차로 부근에 위치한 세미정에서는 여름철 별미로 도다리물회와 전복모듬물회, 도다리세꼬시를 선보이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함윤숙 대표는 “세미정을 운영하기 전 횟집을 운영했던 경력을 바탕으로 여름철 별미인 물회를 선보이게 됐다”며 “2~3달 가량 육수와 양념을 만드는데 부단히 노력을 기울여 왔다”고 말했다.

점심, 저녁으로 바쁜 식당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매일 같이 물회를 만드는 연구를 지속했고 손님들을 초대해 꾸준히 도다리물회에 대한 맛을 선보여 왔다. 처음부터 평가가 좋았던 것은 아니다. 손님들의 입맛에 맞추기 위해 조금씩 장점을 살리고 단점을 보완해 결국 만족스러운 맛을 낼 수 있는 자신만의 비결을 알게 됐다.

세미정은 본래 전삼구이가 주된 메뉴다. 전복과 삼겹살을 함께 구워내는 메뉴로 두터운 단골층을 확보하고 있다. 전삼구이는 전복의 짭짤한 맛 때문에 삼겹살과 함께 먹으면 된장이나 기름소금이 따로 필요가 없을 정도다. 특히 4계절 항상 맛볼 수 있는 메뉴이기 때문에 단골손님도 점점 늘어가고 있는 추세다. 이밖에도 점심시간에는 삼치구이와 고등어구이, 갈치조림을 찾는 손님들이 많다.

한편 함 대표가 세미정을 운영하기까지는 쉽지않은 길을 걸어와야 했다. 15년전 그녀는 사업이 실패한 후 남편과 함께 아이들을 데리고 당진에 정착하게 됐다. 가진 것도 없이 당진에 정착한 터라 일거리 구하기도 만만치 않았다. 그저 가족들과 함께 먹고살기 위해 없는 집안살림에 서해횟집을 운영하게 됐다고.

“아무 것도 가진 것 없이 맨몸으로 일을 시작했죠. 아는 지인의 도움으로 가계를 열 수 있었고 생선을 판매하는 거래처로부터 50만원 가량의 횟감들을 외상으로 들여와 운영을 시작할 정도였으니까요.”

현재는 상황이 많이 좋아졌지만 당시에는 뼈가 부숴지더라도 일을 해야 할 정도로 고생을 했다고. 특히 한참 공부할 시기에 놓인 아이들을 둔 부모로서 열심히 산다는 것 밖에 도리가 없었다. 아낄 것은 아끼고 쓸 것은 쓰지 말아야 했다. 어느 정도 가계가 안정되면서 함 대표는 세미정을 운영하게 됐다고.

“어떻게는 먹고 살기위해 아등바등했죠. 누구나 인생을 살아가면서 어려운 일이 닥치기 마련이지만 직접 겪는 본인의 어려움은 이루어 말할 수 없을 정도죠.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현실에 부딪혀 극복해 나가는게 최선의 방법인 듯 합니다.”

■가격:전삼구이(2인기준, 3만5천원), 도다리물회(1만원), 도다리세꼬시(3만원), 전복모듬물회(1만5천원), 삼치구이?고등어구이(8천원), 갈치조림(대 4만5천원, 중 3만5천원, 소 2만5천원)

■연락처:355-8624

■위치:원당교차로에서 송산방향 50m 좌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