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항 개발사업과 관련해 기업의 이익을 위해 어장을 파괴하려 한다는 의혹이 제기돼 비판을 받고 있다.

평택지방해양항만청은 지난 10일 송악읍사무소 회의실에서 아산산업기지 항만개발사업 환경영향평가 주민설명회를 가졌다. 이번 설명회는 평택·당진항 기본계획이 수정되면서 수정된 부분에 대한 협의를 진행하기 위해 열렸다.

어민과 관계자 등 4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설명회는 설명회 시작 전부터 지적을 받았다. 한 참석자는 “환경영향평가라고 하는데 어장과 관련된 사업을 진행한다고 해놓고 정작 당사자인 어촌계장과 어민들은 참석하지 않았다”며 “설명회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면 오지 않았을 리가 없는데 공고를 제대로 한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또한 “관계부서인 해양수산과 공무원들이 참석하지 않은 것도 문제”라고 말했다. 수정된 항만개발계획에 따르면 항만과 수로 준설면적이 늘어난다. 기존 113만㎡에서 190만㎡로 늘어나는 것. 준설되는 면적은 항계선 외곽의 항로 증심 및 확장 지역과 방도정박지, 영암정박지 지역, 신평면 맷돌포 앞 수로3구역 추가준설 지역이다.<도면 참조>

사업 진행시 발생하는 영향예측에서 △부유물질 확산으로 식물플랑크톤 성장 및 일차생산력 저해 △식물플랑크톤 현존량 감소로 인한 동물플랑크톤 영향 △부유사 등에 의한 자치어의 먹이탐색 반경 감소 △부유사의 어류 부착 및 흡입에 의한 성장 저해 △부유사의 저층 퇴적에 따른 서식생물의 영향 등 5가지를 예측했다.

이에 대한 저감방안에서 평택청 관계자는 “부유사가 확산되면서 피해가 예상되는데 발생과 확산범위가 적은 준설 및 투기공법을 사용하고 오탁방지막을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발생할 수 있는 유류오염에 대해서는 오염방지설비와 방제자재 등을 비치하고 오일펜스를 설치하겠다고 덧붙였다.

사업구역 설명이 끝나자 주민들의 비판이 이어졌다. 신평면 부수리 문종문 이장은 “대체 환경영향평가를 했다고 하는데 20년 전에 이뤄진 환경영향평가를 가지고 이제 와서 적용하겠다는 것이 말이 된다고 보는가”라며 “환경영향평가를 다시 해서 가져오라”고 말했다. 박영규 송악읍 반촌2리장도 “아산만의 유속이 얼마나 되는지 알고서 하는 소리인가”라며 “유속이 빠른 아산만에서 오탁방지망이 견뎌낼 수 없는 것이 자명한데 어민들을 우롱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방우진 한진1리장도 “영암정박지는 대체 왜 만들려고 하는 것인가”라며 “항계선 부근의 방도정박지만으로 충분하고 영암정박지는 항로 때문에 배가 나갔다가 다시 돌아 들어와야 하는 자리인데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사업시행자는 평택지방해양항만청인데 한국토지주택공사 당진사업단(이하 LH공사) 관계자가 설명을 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지적이 나왔다. 한 참석자는 “석문산업단지에 쓰일 준설토가 필요해서 정박지를 준설하려는 것이 아니냐”며 “준설하려는 지역은 모래가 있어서 물고기들의 산란지인데 기업의 이익을 위해 어장을 파괴하겠다는 것이냐”라고 격분했다.

설명을 하던 관계자가 LH공사 직원인 것으로 확인되자 비판의 목소리가 더욱 커졌다. 이재광 군의원은 “필요한 것이 준설토인가, 정박지인가”라고 따져 물으며 “모래가 필요해서 사업을 하겠다면 절대 반대하며 앞으로 송악읍사무소도 이런 설명회라면 회의장을 빌려주지 말라”고 말했다. 설명회에 참석했던 LH공사 대전충남지역본부 당진사업단 이상곤 부장대우는 “영암정박지 및 방도정박지는 내항 운영에 필요한 사업”이라며 “주민들의 의견 수렴에 나서겠다”고 해명했다.

“20년전 환경영향평가로 인정받겠다는 것인가”

한편 평택지방해양항만청에서 지난 1991년 실시한 환경영향평가를 근거로 사업을 진행하겠다고 밝혀 주민들의 반발을 받기도 했다.

아산산업기지 개발구역 지정은 지난 1979년이며 항만개발 기본계획이 수립된 것은 1990년 12월 건설부 서울지방국토관리청이 존재하던 시절이었다. 그리고 1991년 4월 아산산업기지 항만개발사업 환경영향평가가 완료됐다. 이후 평택(아산)항 기본계획이 고시된 것이 1995년. 아직 당진항이라는 명칭조차 찾지 못했던 시기였고 평택·당진항이라는 명칭이 처음 등장한 시기도 2008년이었다. 20년 전과 개발여건과 사업구획, 주변여건 모두 크게 변화했음에도 20년 전 환경영향평가를 근거로 삼겠다는 LH공사의 입장에 주민들의 질타가 이어졌다.

박영규 송악읍 반촌2리장은 “1991년 당시에는 내항개발계획조차 구체화되지 않았었고 매립면적과 위치도 변화했는데 20년 전 환경영향평가가 지금 무슨 소용이 있나”며 “이것은 주민들을 우롱하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라고 비판했다.

특히 유속과 해류를 감안하면 내항 운영에 방해가 될 수밖에 없는 영암정박지를 조성하겠다는 의견에 대해 비판이 이어졌다. 문종문 부수리장은 “준설토를 매립토로 쓰려는 것이 뻔히 보이는데 눈 가리고 아웅하고 있다”며 “20년 전 환경영향평가는 당장 폐기하고 주민들이 참여하는 가운데 환경영향평가를 다시 실시하라”고 말했다.

특히 20여년 전과는 다르게 당진군에서는 갯벌이 거의 남아있지 않은 상태다. 석문방조제를 조성하면서 석문면의 갯벌은 장고항과 왜목마을 인근에 조금 남아있고 송산면 성구미 지역은 현대제철의 산업단지 조성으로 없어질 위기에 처해있다. 갯벌이 완전한 형태로 남아있는 몇 안되는 지역 중 하나가 신평면 맷돌포 지역이다. 맷돌포 앞바다를 준설하면 어장 파괴가 일어나지만 이에 대한 영향평가 혹은 의견제시가 전혀 없어 주민들의 비판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