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지정리 했어도 문제

“채운들 침수는 정비안된 역천탓”

경작농민들 수년전부터 건의했으나 추진 안돼

고대면과 정미면, 당진읍 등 3개 읍·면에 걸쳐 펼쳐진 2백여만평의 채운들은 지대가 낮아 왠만한 비에도 해마다 침수피해가 되풀이 되는 상습침수지. 게다가 올해에는 고풍저수지에서 초당 162톤의 물을 역천으로 방류하면서 일대가 대부분 침수피해를 입었다.

그러나 이곳의 침수는 제대로 정비되지 않은 역천 때문이라는 지적이 오래전부터 제기돼 왔다. 하천이 논보다 높은데다 채운교 아래 하류쪽은 아직도 정비되지 않은 구간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해 이 정비되지 않은 하류쪽 제방이 터져 고대면 진관리·용두리·슬항리 등이 큰 피해를 입었다.

이곳의 정비사업은 이미 이 일대 농민들이 수년전부터 건의해온 숙원사업이며 지난해에는 농민 4백여명의 연서로 관할기관인 충남도에 진정서까지 제출했었으나 반영되지 않아 올해에도 불안한 상태로 장마철을 맞았던 것이다.

이 일대 경작 농민대표 용두리 손강원 이장은 “작년에 재경지정리사업이 실시돼 배수로도 넓고 곧게 냈으나 역천이 정비되지 않아 또 침수를 당했다”며 “수년전부터 건의해 왔으나 아직까지 대책을 세워주지 않아 경작농민들의 원성이 말이 아니”라고 전했다.

재경지정리사업이 실시됐으나 여전히 침수지역의 오명을 벗지 못하는 곳은 고대면 항곡리와 정미면 모평리·봉생리도 마찬가지. 지난 97년, 각각 재경지정리사업이 실시됐으나 아직도 큰 비만 오면 속수무책이다.

이곳 농민들 역시 역천의 문제를 상습침수의 첫째 원인으로 꼽고 있다. 하천 고수부지가 무분별하게 경작지로 이용되고 있어 배수단면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

지난 16일 항곡리 쉼터에서 만난 주민들은 이구동성으로 “하천 논들이 물흐름을 막고 있어 경지정리를 했어도 침수는 연례행사처럼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한 어르신은 “그것덜(하천논) 모조리 걷어내야 시원스럽게 물이 빠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로 역천의 하천 논이 물흐름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예측은 당장 채운교에 나가봐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채운교는 이미 교량이라기 보다 하천 논위에 걸쳐놓은 콘크리트 구조물로 보일 지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