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서중학교(교장 이재오) 락밴드인 B.R의 연습장소는 상상 밖이었다.
락밴드의 탄생을 의미하기도하는 공간을 비공개로 하고 싶다는 말에 좀 의아했지만 실제 연습공간을 보니 그럴만도 하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락밴드의 연습장소는 밴드 이름에도 드러나 있듯 화장실(B.R:Bath Room)이다. 원래는 교내에 다른 공간이 만들어져 있었지만 소음 때문에 옮기고 옮기다가 교내 별관에 있는 화장실에서 연습을 하고 있는 아이들은 매일 습기와의 전쟁을 벌인다.
“습기제거제를 가져다 두면 이틀이면 물이 꽉 차버리니까 가져다 놔도 소용이 없어요. 연습실에 들리면 가장 먼저 하는 일은 환기 시키기에요. 그렇다보니 기타줄도 자주 끊어지는데 무대에 오를 때마다 꼭 기타 줄이 끊어져서 저희 무대 징크스가 돼버렸어요.”(리더 김흥주)
비록 화장실이지만 아이들은 이 공간이 좋다고 했다. 이마저 없었으면 지금의 밴드가 없었을 것이라며 자랑스럽기까지 하다는 아이들. 현재 4기째 활동 중인 B.R은 악기와 음악을 좋아하는 학생들이 봉사를 위해 조직됐다. 그래서 자신들의 재능을 발휘해 대회마다 얻은 상금이나 상품 등은 모두 불우이웃돕기나 교내 도서관 도서 구입비용으로 사용 했다.
이외에도 지역사회를 위한 봉사로 얼마 전에는 당진군농업기술센터(소장 방상만)와 협약을 맺어 도외지 마을을 돌며 공연을 하고 있다. 학생들의 봉사가 대외적으로 홍보된 것은 아니지만 이곳저곳서 부르는 곳도 많아져 매월 2회 이상의 공연이 이어질 정도라고.
“이제 고입도 준비해야하고 고등학생이 되면 밴드부 활동을 할 수 없으니까 더 열심히 하려고 해요. 좋은 일을 하는 거고 제가 하고 싶은 것을 하니까 부모님께서 걱정하시지 않아요. 그리고 동아리를 담당하는 김성철 선생님과 학교 공부를 우선적으로 생각하라고 약속을 한 뒤 입단한 거라서 약속을 지켜려면 더 열심히 해야죠.”(기타 변지한)
봉사하는 동아리라는 취지를 알고 리더인 김흥주 학생이 학원 친구인 김지원(베이스) 학생과 정건우(드럼) 학생을 섭외해 만들어진 B.R 4기. 이후 기타를 잘 친다고 소문이 났던 변지한 학생은 ‘복도 캐스팅’을 당해서 밴드 활동을 하고 있다고 했다. 가수가 꿈인 보컬 김다영 학생은 3기에서 선배들과 이미 활동을 하고 있어서 선배들과 활동이 끝나는 대로 합류했고 다영학생의 단짝인 양혜지학생이 매니저역할을 해내고 있다. 악기운반 등 힘을 쓰는 역할은 구경자 학생이 담당하고 있다.
“저희들의 성과가 좋은 일에 쓰인다고 했을 때 다들 좋다는 생각을 했어요. 악기는 모두 개인 것이고 필요한 것은 각자 부담하지만 저희는 그저 하고 싶은 것들을 하는 것이 좋아요.”(보컬 김다영)
좋은 일을 한다고 해서 항상 좋은 것만은 아니었다. 각자 개성이 다양한 아이들이 만나다보니 의견 충돌도 많았다고 한다. 초등학교 때부터 친구이거나 학원을 같이 다닌다고 해도 힘을 모으고 개성을 존중하는 것이 어려워 자주 싸웠다고.
“새학기 시작도 그렇고 처음에 스타일이 안 맞아서 곡 선정하는데 힘들기도 했어요. 각자 자존심도 세고요. 그런데 지금은 서로를 지적해도 쿨하게 받아들이고 고치려고 노력 많이 해요. 저희들끼리도 많이 친하고요. 저는 비록 악기는 다루지 않지만 무대에 섰을 때 큰 호응을 받는 친구들을 보면 제가 다 뿌듯하고 자랑스러워요.”(매니저 양혜지)
B.R의 공연은 8일부터 다시 이어진다. 4일 청소년문화의집 틴즈 페스티벌 무대에 오르는 것이 9월 첫 공연의 시작으로 8일에는 도외지 마을을 찾는 제2회 한마음농심만들기 마을행사에 참여한다.
“트로트도 준비하고 저희가 좋아하는 음악도 준비해요. 트로트가 나올때 반응이 가장 좋으시고 요즘 대중가요가 나올때도 좋아하시고 응원도 많이 해주세요.”
군내 중학교 밴드부 중에 최고라 자부하는 B.R친구들은 얼마전 경쟁상대가 생겼다고 한다. 얼마 전 군내 밴드부가 모이는 자리에서 서야중학교 밴드부의 여유있는 공연 모습이 놀라웠다고.
“저희도 읍내 행사나 학교 행사에서는 인기가 정말 좋아요. 아이들 실력도 너무 좋고요. 군내에서 저희가 아마추어로선 최고라고 생각했어요.”(기타 변지한)
“그런데 서야중학교 밴드부가 음악을 느끼면서 기타를 치는데 여유있게 리듬을 타면서 여러 동작을 하더라고요. 저희는 무대에 올라가면 긴장해서 그 자리에 그냥 서 있었거든요. 서야중 학생들을 보면서 더 열심히 해야지 군내에서 최고가 돼야지 생각해요. 이제 고입 얼마 안 남았는데 남은 시간 더 좋은 모습 보이고 5기 후배들한테 연습실을 물려줘야죠.”(리더 김흥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