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6일과 17일 양일간에 걸쳐 열린 제34회 상록문화제가 주민들의 높은 참여율로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상록문화제 집행위원회(위원장 최종길)가 주최하는 상록문화제는 지난 15일 송악읍 부곡리 필경사에서 열린 심훈선생 추모제를 시작으로 당진문예의전당 일원에서 이틀 동안 각종 경연대회, 무대 공연 행사, 체험행사, 전시행사가 치러졌다. 충청남도 우수문화제로 지정된 상록문화제는 지역 주민들이 참여해 문화적 욕구를 해소하는 장이 되었다는 평이다.
또한 예년에 비해 인근 타도시 관광객들의 참여도 높았다.
16일 오전 11시 시조경창대회로 문을 연 본행사 첫째날에는 민요경창대회, 청소년축제, 서해윈드앙상블의 관악합주 등이 무대를 장식했다. 저녁 7시 개막선언과 함께 밤하늘을 수놓은 불꽃놀이는 무대 앞을 꽉 채운 관람객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개막식에서는 제14회 심훈문학상 수상자인 이아타(필명, 경기도 광명시, 수상작품 ‘버드’)씨의 시상식이 진행됐다. 심훈문학상 심사를 맡은 방현석(중앙대학교 문예창작과 교수) 심사위원은 “심훈선생은 문학사에서 지울수 없는, 지워서는 안되는 족적을 남긴 소설가로 식민지시대에 가장 치열하게 조국을 걱정했던 작가”였다며 심훈의 ‘그날이오면’과 동아일보 호외에 게재됐던 시 ‘오 오, 조선의 남아여’의 한 구절을 낭독하기도 했다. 개막식에 이어 진행된 ‘김제동과 함께하는 주제가 있는 토크’는 방송인 김제동씨의 입담으로 관객들의 큰 호응을 얻었으며 ‘시와 노래의 밤’에는 오카리나 공연과 시낭송, 초대가수 코요테와 김종서, 양하영의 공연이 진행됐다.
둘째날인 17일 오전에는 상록민요경창대회, 이정애 무용단의 화려한 전통무용공연이 진행됐다. 대한적십자사 당진지구협의회가 주관한 외국인장기자랑에 이어 폐막식이 진행됐으며 유명 MC 송해 씨의 사회로 CNB가 주관하는 군민노래자랑이 열렸다. 군민노래자랑에는 다양한 연령층의 군민들이 대상을 놓고 열띤 노래 경쟁을 벌였으며 초대가수 박현빈과 조항조가 무대에 올랐다.
축제기간동안에는 경노식당, 건강코너 등 봉사관도 운영됐다. 대한적십자사 당진지구협의회가 운영한 무료경노식당에는 800여인분의 급식이 이뤄졌다. 이밖에도 당진보건소에서 군민건강코너와 SBS 뷰티아카데미에서 노인들을 대상으로 무료로 이발관도 운영했다.
특히 그동안 지역내 각종 사회단체와 지역주민들이 참여해 의미를 더했던 체험행사의 경우 참여율이 높은 코너를 선별해 운영함으로써 주민들의 높은 호응을 얻었다. 종이접기, 쿠기굽기, 페이스페인팅, 나만의 노트제작 등 체험행사 부스에는 연일 인파가 몰려 길게 줄을 서는 등 성황을 이뤘다.
자녀들과 함께 축제장을 찾은 강태순(당진읍 원당리) 씨는 “아이들이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는 체험행사가 다양하게 마련되어 있는 점이 가장 좋았다”고 말했다.
심훈선생 삼남 심재호 씨 가족 초청돼
특히 올해 상록문화제에는 미국 워싱턴에 거주하는 심훈 선생의 셋째아들 심재호 씨 부부를 비롯한 아들내외 가족이 초청돼 지역주민이 심훈선생에 가깝게 다가갈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심재호 선생은 상록문화제 기간 동안 심훈전시관에 상주하며 지역주민과 관광객에게 심훈 선생과 그의 작품 등에 대해 설명해주는 시간을 가졌다. 결혼을 몇 달 앞두고 친정인 당진을 찾았다는 한 예비부부는 심재호 선생에게 “심훈의 상록수를 읽으며 당진이 고향이라는 것이 늘 자랑스러웠다”며 “결혼을 앞두고 찾은 고향에서 심훈 선생의 아드님을 만나뵙게 되어 영광”이라고 사인과 기념촬영을 요청하기도 했다.
또한 심재호 선생은 행사기간동안 당진군 문화해설사들과 함께하면서 심훈 선생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인한 잘못된 정보에 대해 상세히 설명해 주고 심훈 선생의 생전 생활상을 전해주는 교육의 시간도 가졌다.
문화해설사 김혜란 씨는 “심재호 선생님께 심훈 선생의 일상적인 생활에 대해 들을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고 말했다.
당진군, 심재호 선생, 심훈선생유품 인수추진위원들은 축제기간동안 여러 차례 모임을 갖고 미국 심재호 선생의 자택에 마련된 심훈기념관에 보관 중인 유품을 이전하는 일정과 방법에 대해 논의하기도 했다.
심훈 선생 육필원고 국내 최초 전시
34회를 맞은 상록문화제에서는 심훈 정신을 담아내야 한다는 그간의 과제를 보완하기 위한 노력도 엿보였다.
상록문화제 개최를 앞두고 전국단위의 심훈문학상을 공모해 본행사 첫째날 개막식 무대에서 심훈문학상 시상식을 가졌다.
올해는 매년 심훈선생의 약력과 작품 사본 전시에 그쳤던 심훈전시관을 보완해 기획전시관을 마련, 축제의 의미를 더했다. 기획전시관에는 그동안 열린 상록문화제 모습을 담은 사진을 통해 역사를 엿 볼 수 있었다.
심재호 선생이 미국에 보관, 전시 중인 심훈 선생의 육필원고가 국내 최초로 전시돼 관광객과 지역주민들의 관심을 끌었다. 기획전시관에는 심훈 선생의 <탈춤>, <상록수> 영화각본, 영화 <먼동이 틀 때> 촬영본, <그날이 오면> 일제총독부검열판, 장편소설 <상록수> 및 <직녀성> <영원의 미소> 친필 원고, 붓으로 쓴 절필 원고인 <오오 조선의 남아여> 등의 원본이 전시됐다.
안정적인 예산확보, 행사장 확보 등
과제 남아
한편 안정적인 예산확보와 행사장 규모 협소 등은 해결 과제로 남았다.
상록문화제는 도비 2천만원, 군비 1억원 등 총 2억원의 예산 중 40%가 자부담으로 운영되고 있어 안정적인 예산확보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행사장이 관람객을 모두 수용하지 못했다는 점도 역시 해결해야 할 문제점으로 꼽혔다. 높은 호응으로 예년에 비해 2시간 연장돼 운영된 각종 체험행사의 경우, 참여를 원하는 주민에 비해 체험장이 협소해 길게 줄을 지어 기다리는 일이 빈번했다. 본행사가 진행된 무대 앞 역시 관람객을 모두 수용하지 못해 이틀 밤마다 인파로 붐비었다.
축제 전부터 도로를 점용해 논란이 일었던 야시장에 대한 사전 협의와 관리도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지자체와 경찰, 집행위원회 모두 매년 야시장이 들어섬에도 불구하고 사전에 이에 대한 협의를 진행하지 않아 주민들의 민원이 제기되는 등 논란이 반복되고 있다.
한 지역인사는 “야시장은 전국 여느 축제에서나 볼 수 있는 하나의 문화인만큼 무조건 단속할 수는 없지만 행사 본연의 모습과 의도를 이해하고 주민들의 불편과 민원을 야기하는 일이 없도록 사전에 야시장 운영에 대한 기준과 합의가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기사 우현선 기자 /사진 최운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