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원도 영월은 박물관의 고장이다. ‘지붕 없는 박물관’으로 불리는 만큼 1999년 국내 최초의 책 박물관이 개관된 이후 영월에는 수십 개가 넘는 박물관의 개관이 이어지고 있다. 현재 영월은 미술박물관 7개소, 문화박물관 4개소, 자연사박물관 5개소 및 호안다구박물관, 쾌연재도자미술관, 세계민속악기박물관, 곰인형(베어가)박물관 4개소 등 총20개소의 박물관이 운영 중에 있다.
영월의 '박물관 질주'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술샘박물관, 동강생태정보센터, 만봉불화박물관, 한민족목아박물관, 한국거미관 참숯역사관, 세계예술영지 등 7개소의 박물관이 조성 중에 있다. 영월군의 예정대로라면 5년 내에 30여개의 박물관이 자리 잡을 계획이다.
4만 인구 영월이 희망을 이야기하다
영월군은 관내 면적 88%가 산악지형이다. 동강, 서강, 탄천강, 주천강, 남한강을 이루는 강이 5개 정도 있으며 하천수계가 315km이다. 산과 물, 영월의 자연환경을 이용해 군민들이 풍족하게 살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은 영월군의 방침 중 하나다. 폐광지역에서 새로운 도전을 꿈꾸는 영월. 이곳에서는 영월 주민들이 희망을 이야기하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현재 인구 약4만명의 정도의 과소촌인이지만 영월의 박물관들을 관람하기 위해 국내를 비롯한 해외 관광객까지 줄줄이 몰려들고 있다.
적은 인구에 관광객이 늘어나고 있다보니 4만 인구에 3차 산업 종사자가 약50%이다. 3차 산업이 지역경제 및 1, 2차 산업을 이끌고 가는 셈이다. 영월은 폐광 지역이라는 이미지를 극복하고 딱딱하고 건조한 박물관이 아닌 천혜의 환경을 배경으로 한 자연 속의 박물관 사업에 성공을 거둠은 물론 늘어난 관광객으로 인해 지역경제가 다시 살아나고 있다.
폐광에서 문화도시로 발전
영월군이 꿈꾸고 있는 미래는 거대한 박물관이 있는 도시가 아니다. 문 닫은 학교 등 사용하지 않는 공공시설물을 활용한 작지만 아름답고 주민들의 삶 가까이 살아 숨 쉬는 박물관을 만드는 혁신적인 구상이다.
원래 영월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들은 단종의 유배지, 동강과 서강이 만나는 교차점, 고씨 동굴의 소재지 등 역사와 전통 그리고 자연의 고장으로는 이미 이름 높다. 여기에 한 가지 더 추가된 것이 바로 박물관이다. 이 새로운 문화 코드는 영월의 이미지를 업그레이드시켰다.
영월의 박물관은 전시 작품의 주제와 내용 등이 다채롭고 수준 또한 높다는 평가다. 미술이나 사진, 역사박물관은 기본, 천문대, 지리, 화석, 곤충, 천문, 민속악기, 문학, 다구, 도자, 동굴, 탄광 등 자연과 역사, 경제 등을 다양하게 아우른다.
무려 80억원의 건축비를 들인 강원도 탄광문화촌박물관은 옛 탄광 시절의 생활공간들을 재현해 꾸며놓았고 호야지리박물관에서는 교과서에서 배우던 지리와 관련된 세계 유물들을 직접 살펴볼 수도 있다.
영월의 테마 ‘박물관 여행’
영월군은 관광객들의 발길을 잡기 위해 ‘박물관 여행’이라는 새로운 테마를 만들어 냈다. 이어 관광객의 발길이 박물관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다하누촌이라는 영농 한우 법인과 연계를 시작했고 영월군의 박물관을 관람한 영수증을 지참한 관광객에 한해 박물관 관람 영수증 금액 그대로 할인해 주는 관광객을 위한 제도를 운영 중이다. 영농한우 법인인 다하누촌과 연계해 영월에 위치한 각종 박물관의 관람도 하고 할인된 가격의 한우도 맛볼 수 있어 관람객들이 1석2조의 효과를 볼 수 있게 제도를 마련한 것.
이를 토대로 지역 상권들의 매출은 자연스럽게 상승했고 군민들은 영월군의 박물관 사업에 대해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현재 영월군 내의 영농 한우 법인 다하누촌에서 한우를 판매하는 곳이 3곳이며 한우를 직접 구워 먹을 수 있는 식당이 약60곳에 이르고 있어 박물관을 찾는 관광객들이 할인된 한우 맛을 볼 수 있는 여건도 충분하다. 반대로 다하누촌에서 식사를 마치고 가져온 영수증을 박물관에 제시하면 관람료의 30%를 할인해 주기도 한다.
영월군 문화관광과 이형수 과장은 “영월에서는 관광객이 영월에서 더 긴 시간을 체류하게 하고 숙박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방법들을 고민해 왔다”며 “관광객들이 박물관들을 관람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혜택을 마련해 관광객과 지역민들에게는 금전적 이익을 박물관에서는 관광객 유치의 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영월군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올해 8월18일자를 기준으로 지난해 총 방문객 수인 110만여명을 돌파했으며 올해 연말까지 150만명 가량의 방문객이 영월을 방문할 예정이다.
이 과장은 “지역개발 관련해 해외의 사례를 예로 들어보면 구겐하임에 일년 방문객이 100만명 가량이면 성공적인 관광객 유치라며 언론에 크게 보도 된다”며 “구겐하임의 인구가 40만인데 비해 영월의 인구는 4만이니 충분한 성장잠재력이 있다”고 말했다.
인/터/뷰 - 영월군 문화관광과 이형수 과장
“박물관 주민 수입 창출하는 매개체”
“처음부터 영월군의 목표가 박물관은 아니었습니다. 영월과 태백, 정선, 삼척 등의 폐광지역들이 네트워크를 이뤄 박물관을 운영하려 했죠. 하지만 서로 다른 지자체 간의 사업은 쉬운 것이 아니더군요.”
지자체 간의 박물관 네트워크 사업이 어려움을 격자 영월군은 자체적으로 박물관 사업을 진행했고 현재는 20여개소의 박물관을 갖고 있는 지역으로 성장했다. 영월군의 하위 프로젝트 중 하나였던 박물관 계획의 비중은 커져갔고 국민소득이 2만불이 되면서 문화적 욕구 충족을 원하는 국민들의 비중이 높아짐에 따라 영월군은 6년간 매년 25억원씩 예산을 배정했다.
영월군 문화관광과 이형수 과장은 “관광객들이 박물관 주변에서 돈을 쓸 수 있도록 공간을 마련하는데 군비의 지원이 이어졌다”며 “돈 많은 외부인이 주로 운영하는 펜션 등의 지원보다 실질적으로 지역주민들이 운영할 수 있는 공간 마련을 위해 군비를 투자하고 이를 임대하는 형식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월군은 박물관의 숫자를 늘리는 것 보다 관광객이 박물관 주변에 먹고 즐길 거리를 조성함으로써 박물관이 주민들의 고객을 창출하는 곳이 될 수 있도록 조성하고 있다.
현재 영월군의 1년 전체 예산은 2천 5백억에서 6백억 정도이며 박물관 투입되는 예산은 6%의 비율에 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