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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이 못하는 효도를 국가가 대신한다'는 목표 아래 출발한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이하 장기요양제도)가 시행된 지 3년이 지나고 있다.

이 제도는 노인성질환과 중증환자에 대한 장기요양을 전문시설과 요양보호사가 대신함으로서 중장년층의 부양가족들이 정신적, 육체적, 경제적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많은 관심과 기대를 받았다. 실제로 시행 첫 해부터 장기요양제도에 대한 국민 관심은 뜨거웠다. 급속도로 노인장기요양재가시설(이하 시설)이 생겨났고 중장년층 주부들을 주축으로 노인요양보호사 자격증 취득이 줄을 이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제도의 본래 목적과 달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설의 난립으로 인한 과당경쟁과 편법운영 실태가 도를 넘어서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또한 일선에서 일하고 있는 요양보호사들이 업무외 일을 강요받는 등 인식부족으로 인한 부당대우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이에 본지는 이번 기획기사를 통해, 시설난립으로 인한 부작용과 요양보호사의 고충, 그리고 이에 대한 대책 방향을 3회에 걸쳐 보도한다.

글 싣는 순서

1-시설난립, 편법불법운영 실태

2-요양보호사, 현장에서 겪는 고충

3-노인장기요양보험 소개와 제도 개선 방향

장기요양보험제도가 잘 운영되려면 무엇보다도 요양보호사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하지만 요양보호사에 대한 잘못된 인식으로 인한 부당대우가 빈번히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요양보호사는 시급제의 낮은 보수와 열악한 노동조건을 호소하고 있다.

대부분이 ‘봉사’할 수 있는 직업이라는 점을 감안해 요양보호사의 길을 걷기 시작했지만 현실에서 부딪히는 문제로부터 보호받지 못할 때는 직업에 대한 회의를 느낀다고 토로하고 있다. 이는 곧 서비스의 질 저하와 인력난으로 이어지고 장기요양보험제도의 지속적인 발전에 악영향을 초래하게 된다. 군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요양보호사를 만나 그들의 고충을 들어봤다.

가족 빨래에 김장, 밭일까지 요구

요양보호사들이 공통적으로 호소하는 애로점은 ‘하지 않아도 될 일을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요양보호사는 치매·중풍 등 노인성 질환으로 독립적인 일상생활을 수행하기 어려운 노인들을 위해 노인요양 및 재가시설에서 신체 및 가사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인력을 말한다. 하지만 일선 현장에서 요양보호사들은 “가사도우미” 대우를 받을 때가 많다고 호소했다.

간병인 경력까지 요양보호사로 일한 지 7년차 되는 김모씨는 “밭에 풀을 뽑아달라고 하거나 집안 청소를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며 “딱한 사정을 아는 터라 부탁해오면 모질게 거절하기도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3년차 요양보호사 ㅎ모씨는 “업계에서 경쟁이 심하다는 걸 대상자 보호자들이 알기 때문에 부당하거나 과도한 요구를 하는 경우가 있다”며 “예를 들어 집안 대청소를 시킨다던지 가족들의 식사까지 차려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ㅎ씨는 “요양보호사들과 이야기를 나눠보면 대상자와 가족들도 장기요양보험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자주 나온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성희롱까지

요양보호사들은 부당한 업무에 대한 강요 다음으로 성희롱 문제를 가장 많이 호소했다. 주로 가정집이라는 사적인 공간에서 업무가 진행되며 대상자와 요양보호사 단둘이 지내는 시간이 많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도 누군가의 도움을 받기도 어렵고 대처하기도 쉽지 않다.

지역의 한 사회복지사는 “실제로 당진에서도 보호자가 요양보호사에게 성행위를 요구해 문제가 됐던 적이 있었다”고 말했다.

당진읍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 요양보호사는 “동료 요양보호사가 얼마 전 새로운 대상자를 방문했는데 야한 비디오를 틀어놓고 ‘함께 비디오를 보는 것이 내가 필요한 요양보호’라며 ‘성관계’까지 요구했었다고 털어놨다”고 전했다.

간병사로 10년 이상 일해 왔다는 이모 요양보호사는 “손을 잡거나 뒤에서 끌어안는 등 요양보호사들이 알게 모르게 성희롱을 많이 당한다”며 “이런 일들로 신입 요양보호사들의 경우에는 일을 그만 두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보람있는 일이지만 회의 느낄 때도 많아

요양보호사의 사회적 인식과 대우가 낮고 업무외 부당지시를 받으면서 요양보호사들은 직업적 자긍심을 잃거나 회의를 느끼고 있다. 한 요양보호사는 “당진에만 해도 수많은 사람들이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취득했지만 실제로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은 많지 않은 이유 중 하나가 바로 그 이유”라고 말했다.

2년차 요양보호사 김모씨는 “좋은 일도 하면서 돈도 벌 수 있다는 생각에 시작했고 일하면서 보람을 느낀다”며 “하지만 한편으로는 잘못된 인식으로 부당한 대우를 받아 마음에 상처를 받기도 한다”고 말했다.

7년차 요양보호사 김모씨는 “요양보호사인지 식모인지 가끔은 회의가 든다”고 털어놨다.

요양보호사 ㅎ씨는 “처음에 봉사하겠다는 마음으로 시작했던 사람들이 성희롱이나 부당대우로 포기하는 걸 지켜보면 마음이 아프다”며 “요양보호사 일은 그만큼 쉬운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열악한 노동조건, 처우 개선도 필요

전국요양보호사협회의 조사결과에 의하면 2010 재가요양보호사 절반이 월 60만원 이하의 급여를 받는 것으로 밝혀졌다.

3년차 요양보호사 ㅊ모씨는 “급여가 한 달에 50만원도 채 안 된다”며 “몸이 아파도 대상자들이 다른 사람으로 대체하는 것을 싫어하는 경우가 많아 병가를 내기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요양보호사 최모씨는 “일이 고된 것에 비해 시급제로 받기 때문에 보수가 적은 편”이라며 “작은 요양기관에 속해 있는 요양보호사들의 경우에는 그마저도 보수가 적거나 혼자 돌봐야 하는 대상자들이 많아 더 어려운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