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녀회 살림도 내집 살림처럼

사기소1리 부녀회, 20여년간 거르지 않고 소득사업 벌여

마을소유 4백평 밭에 감자, 콩 등 재배

수익금은 불우이웃돕기·경노잔치에 써

20여년간 한해도 거르지 않고 공동소득사업을 벌여 그 기금으로 경노잔치도 열고 불우이웃도 돕는 모범부녀회. 당진읍 사기소1리 부녀회(회장 박순정)는 부녀회 살림을 가계살림 못지않게 알뜰하게 꾸려가는 부녀회로 널리 알려져 있다.

지난 8일 사기소1리 부녀회원 20여명은 마을소유의 밭에 모두 나와 가락동 시장에 올릴 콩을 수확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작황도 좋은데다 값도 1단에 천원으로 괜찮은 편이어서 부녀회원들의 표정이 무척 밝다.

부녀회 살림살이의 기반이 되어주고 있는 밭 4백평에서 이날 생산된 콩은 1천단 정도. 1백만원의 수익이 예상된다. 지난 봄에는 감자를 심어 1백50만원 가량의 수익을 올렸다고 한다.

사기소1리 부녀회는 한 해도 거르지 않고 꾸준히 소득사업을 벌여왔는데 고추묘도 해보았고, 생강·달래 등 밭작물은 해보지 않은 것이 없을 정도다. 시세가 안맞아 큰 재미를 보지 못할 때도 많았지만 이 조그만 밭에서 연 평균 2백만원은 벌어들인다고 한다.

집 농사일로 바쁜 와중에서도 20여년을 거르지 않고 소득사업을 벌여온 전통에는 부녀회 살림을 내집 살림처럼 알뜰살뜰 꾸려온 회원들의 공동체 의식이 근간이 되고 있는 듯 했다.

이렇게 해서 마련한 기금으로 사기소1리 부녀회는 연말에 불우이웃돕기 성금도 내고, 마을노인들을 모시고 경노잔치를 열기도 한다. 부녀회비도 따로 걷을 필요가 없다. 어느 해인가는 각 가정마다 전자레인지 1대씩 들여 놓기도 했다.

모임이 활성화 되지 않을 수가 없다. 그래서 사기소1리는 어느 마을보다 부녀회의 ‘파워’가 세다고 한다.

이러한 활동이 모범이 돼 90년대 초 도의 새마을 시범마을로 뽑혀 1천만원의 상사업비로 고추 육묘장을 세우기도 했으며, 97·98년 2년 연속 우리마을 사랑운동 우수마을로 선정돼 마을공동창고를 짓기도 했다. 이 창고에는 경조사 때 쓰이는 그릇, 물품들이 보관되고 있는데 이 덕에 사기소1리에서는 잔치 때 1회용 그릇은 일절 쓰지 않게 되었다고 한다.

박순정 부녀회장은 “부녀회원들 모두 각자 농사일로 바쁜 가운데서도 협조가 잘 돼 꾸준히 소득사업을 벌여오고 있다”며 “오늘도 학교 급식당번인 회원이 몇명 있는데 사람을 사서 대신 학교로 보내고 일터로 나온 회원이 있다”고 귀뜸한다.

이 마을 부녀회가 수년간 우수 부녀회로 손꼽히게 된 데에는 전통을 이어가겠다는 노력과 마을일을 자신의 일처럼 열심히 해나가는 공동체 의식이 부녀회원들 한사람 한사람 속에 굳건히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