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천면 성상리에 혼자 살고 있는 채 묵(86) 할머니. 고령의 나이에 다 쓰러져 가는 집에 혼자 살아가고 있던 할머니의 나날은 암울하기만 했다.

할머니에게는 자녀가 다섯이나 있었으나 경제적 어려움으로 사업에 실패하고 암 투병에 들어가는 등 사정이 나빠져 할머니에게 관심을 둘 상황이 아니었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할머니는 아들을 눈앞에서 잃었다. 노환으로 인해 입원해 치료를 받는 중에 심장마비를 일으킨 아들이 병원에 실려와서 치료를 받다 세상을 뜨고 만 것이다.

면천사랑봉사회(회장 이권배)의 제보로 할머니를 찾아갔던 면천면사무소 최수현(31) 복지사는 “실명의 원인은 알 수 없지만 눈앞에서 아들을 잃은 충격 때문인 것 같다”며 “할머니는 자녀들이 여러 명인데다 요양등급도 받지 않고 장애도 등록되어 있지 않아 기초생활수급대상에도 제외되어 있었다”고 말했다. 최씨는 채 할머니에게 긴급복지지원제도를 적용해 군내 한 요양시설로 옮길 수 있었다.

“원래 들어가기로 한 요양시설이 여의치 않아 다른 곳으로 옮겨야 했어요. 그런데 할머니에게 (다른 시설로) 가자고 했더니 다시 자기가 살고 있는 집으로 돌아가는 줄 알고 안 가시겠다고 하시는 거예요. 얼마나 안타깝던지...”

최수현 복지사가 직접 할머니를 챙기며 요양시설을 돌아다니는 동안 할머니의 집 인근에 살던 주민들도 늘 동행했다고 한다. 지난해까지도 이 주변 이웃들이 조금씩 도와서 간신히 생활을 이어오던 채 할머니였다. 최수현씨도 “이웃들이 어려움을 알고 음식을 나눠주고 가끔 청소도 해주고 그랬는데 할머니가 시력을 잃은 뒤에는 더 많은 도움이 필요했다”며 “지역에서 어려운 분을 어떻게든 도울 수 있어 뿌듯하다”고 말했다.